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산업

"뜨고 싶으면 파격 하라"..車디자인 `이단의 시대`

문3개 '벨로스터'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전기 만들 것
올란도, 쉐보레서 처음 적용되는 ALV.."본사서도 반응 관심 높아"
BMW그란투리스모, 꾸준한 인기, 닛산 큐브 "언제 출시되나요?"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어라. 운전석에는 문이 하나인데 조수석 쪽은 2개잖아"
"멀리서 보면 해치백인데 앞쪽은 세단이네. 세단이야? SUV야, 뭐야?"

'고정관념을 깨라' 마케팅에서 고정관념을 탈피한 역발상은 성공의 제1원칙이다. 성공한 마케팅인가는 얼마나 창의적인가와 동의어가 된 지 오래다.

자동차 디자인도 고정관념을 뒤집는 전략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동차는 실용성과 안전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파격적인 디자인에 한계가 있는 분야다. 하지만 이런 자동차 업계에서도 차 하면 으레 떠오르는 정형화된 모양이 아닌 좌우 비대칭의 디자인, 세단과 SUV의 경계를 허무는 모델 등 톡톡튀는 역발상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 국내차, 벨로스터·올란도 출시로 신신한 바람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장. 세계 각국에서 온 취재진들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현대차 벨로스터를 보기 위해 몰렸다.

현대차 벨로스터는 출시 전부터 '문짝 3개'의 비대칭 구조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벨로스터 출시로 약간은 획일화된 현대차 디자인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란 업계 관측도 심심찮게 나온다.

▲ 현대차 벨로스터(사진 왼쪽)·쉐보레 올란도(오른쪽)

벨로스터는 1개의 운전석 도어와 2개의 조수석 도어로 이뤄진 비대칭 구조이며 쿠페의 스타일과 해치백의 실용성을 절충한 디자인이다.

현대차도 파격적인 디자인과 첨단 사양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벨로스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 현대차는 벨로스터를 독특한 디자인 차량을 묶는 '프리미엄 유스 랩'의 1호 차량으로 선정, 출시 한 달 전부터 사전 마케팅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GM(옛 GM대우)이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처음으로 선택한 차종은 올란도다. 쉐보레는 올란도 출시를 계기로 엑티브라이프차량(ALV)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는 미니밴 또는 피플무브라로 인기를 끌고 있는 7인승 차량을 쉐보레에서는 처음으로 ALV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

ALV는 우리나라에서는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승용차와 SUV의 중간 형태로 지상고가 낮고 수납이 편리해 이동성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세그먼트다. 기아차가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7인승 컨셉트카 'KV-7', 포드의 씨맥스, 혼다의 오디세이 등이 ALV의 대표 차종이다.

GM대우 관계자는 "SUV보다 전고가 낮고 수납이 편리해 자영업자와 아이들을 키우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쉐보레 브랜드 전체에서도 이번 ALV는 처음 시도하는 형태라 한국 시장 반응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달차야 SUV야' 쌍용차 액티언스포츠가 편리함과 다양한 혜택 덕에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액티언스포츠는 4~5인승 SUV에 화물적재함을 덧댄 형태로 겉모습은 SUV에 가깝지만 화물차로 분류된다. 화물 적재함이 2㎡ 이상이 되면 화물차로 분류된다. 하드탑으로 개조할 수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같은 배기량의 SUV라면 2000cc는 연간 세금이 52만원, 2500cc는 71 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을 감안할 때, 액티언스포츠는 화물차로 분류돼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한 것도 장점이다.

액티언 스포츠는 이런 개성 있는 외관과 절세 효과로 지난 2009년 쌍용차가 77일간의 장기 파업 사태로 판매량이 급감했을 때도 1만2000대가 판매됐다. 지난 2006년 출시한 이후 11만1400여대가 판매, 쌍용차 스테디셀러의 명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

◇ 수입차 '차종의 경계를 허물어라'..BMW 그란투리스모·닛산 큐브

수입차 시장도 단연 파격적인 디자인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BMW 그란투리스모는 '묘한 차'다. 장거리 여행을 뜻하는 그란투리스모는 대형 세단과 쿠페, 왜건의 특성이 모두 들어가 있다.

◀ BMW 그란투리스모(사진 위쪽)·닛산 큐브(아래)
 
멀리서 보면 해치백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앞쪽은 대형 세단, 뒤쪽은 쿠페 형식인데, 천장이 상당히 높아 SUV처럼 보이기도 한다. 차대를 BMW에서 가장 큰 7시리즈 것을 쓰기 때문에 전체 크기는 대형 SUV만하다.

여러 명의 탑승자가 많은 짐을 싣고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즐기며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게 하기 위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이 차는 최저 8090만원에서 최고 1억760만원이란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연말까지 998대가 판매되는 등 조용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효리의 애마'로 유명세를 탔던 닛산 큐브는 출시 전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은 모델이다.

큐브는 1998년 첫 출시 이후 3세대 모델 체인지를 거쳐 박스카(Box Car)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제시했다. 독창적인 감성으로 무장한 큐브는 일본에서만 약 100만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긴 휠 베이스로 넓은 실내 및 트렁크 공간을 확보해 실용성까지 갖췄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공학과 교수는 "국내 시장에서도 정형화된 디자인이 아닌 새로운 차종들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이제 우리 자동차 단순히 산업적인 측면을 넘어 자동차 문화도 선진형으로 진입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 입력시간 :2011.02.11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