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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DT발언대] 생활가전의 화두 `디자인`

신윤선 일렉트로룩스코리아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

최근 생활가전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디자인'이다. 기술수준이 보편화되면서 경쟁 제품간의 기술적 차이가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국내외 기업 모두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는 프리미엄 요소로 앞다퉈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가전 제품 선택 기준의 변화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얼마전 소비자조사기관인 트렌드모니터의 가전제품 구입관련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집안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는 가전제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시 고려요소에서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들이 구매시 고려한다는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조사결과에서 드러나듯 소비자들은 `집안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집안 분위기를 커버하는' 디자인의 가전을 구매한다고 답하고 있다. 즉, `나홀로 화려한' 가전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는 `어울림'의 요소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생활가전 디자인은 실내 인테리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주거공간도 고려함과 동시에 기능성과도 결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디자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M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디자인 리서치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가전기업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의 경우, 디자인과 기술력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소비자의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외부 영입 디자이너에게 CEO보다 높은 권위를 부여하는 것 또한 뱅앤올룹슨만의 특징이다.

일렉트로룩스의 디자인 철학인 `사려 깊은 디자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전 세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어떻게 결합해야 좋은지 끊임없이 연구한다. 뿐만 아니라 스웨덴,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6개국에 디자인 연구센터를 갖추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며 디자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 그 결과 일렉트로룩스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특유의 간결성과 실용성을 갖춘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며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허버트 사이몬 교수는 "모든 조직이나 사람들이 혁신을 내걸고 모든 것을 바꾸지만, 결국 차별화로 가장 주목을 받는 주역은 디자인 혁신"이라고 말했다. 디자인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지금, 소비자와 진정으로 `통하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2010년 12월 17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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