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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추위 막고 스타일 살린다… 얇아지는 겨울패션


겨울 추위는 더 혹독해졌지만 겨울옷은 오히려 얇아졌다. 옷이 과학을 입으면서 가벼운 옷차림의 겨울나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추위를 막는 데 옷의 두께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발열·보온 기능을 갖춘 의류 소재들이 꾸준히 개발되면서 가볍고 따뜻한 기능성 겨울옷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 가볍고 따뜻해진 기능성 재킷=발열 기능 소재 제품은 무겁고 불편한 겨울옷을 가볍고 편하게 만들고 있다. 기존에는 아웃도어 제품들 위주로 출시되던 발열 기능 소재 제품이 수트와 평상복으로 확장되고 있다.

눈에 띄는 독창적인 기능성 재킷은 LG패션 타운젠트의 ‘태양열 수트’다. 이 제품은 태양열을 받아 섬유 입자를 진동시켜 열을 만들어내는 신물질 ‘메가히트’를 활용해 태양열 아래서 자체 발열하는 정장이다. 이 제품은 단순히 햇볕에 노출되기만 해도 3도 이상의 열을 만들어낸다. 수트를 입고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열기나 땀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전환시켜 옷의 온도를 2도가량 높여주는 ‘아쿠아 캠’ 기술도 접목돼 있어 환절기에 두꺼운 겉옷 없이 가볍게 정장 하나만 입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을 수 있다.

가볍고 따뜻한 겨울 의류의 대명사는 ‘다운 재킷’이다.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하는 다운재킷은 최고의 보온성을 자랑한다. 다운재킷이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기능성은 더욱 다양해졌다.

코오롱스포츠는 기능성 방풍원단인 ‘윈드스타퍼’를 겉감으로 사용하고 거위털 다운을 충전재로 쓴 ‘헤스티아’로 한 단계 발전한 다운재킷을 선보였다. 내구성과 형태 안정성을 강화해 세탁한 뒤에도 변형되지 않고 부드러운 촉감을 오래 유지시켜주는 제품이다. 또 태양광이나 백열등 등 빛 에너지를 열로 바꿔 온도를 높이는 ‘코어브리드’ 소재를 적용해 보온성을 강화했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다운 제품은 가볍고 보온성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털빠짐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 등을 강화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말했다.

◇눈·비에도 걱정 없는 방수·발열 신발=한 겨울 발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겨울 신발로 양털 소재 부츠의 유행은 아직 식지 않았다. 하지만 양털 소재 부츠는 물이 닿으면 손상될 수 있어 눈이나 비가 내리는 날 신고 나가기 망설여진다. 양털 소재 부츠의 단점을 보완해 보온·방수·방설 기능을 갖춘 패딩 부츠가 올 겨울 새로운 유행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패딩 부츠는 특히 겉면이 방수 소재로 돼 있어 눈이 많이 내린 날에도 추위로부터 발을 지켜준다는 것이 강점이다. 캐주얼 슈즈 브랜드 크록스는 내구성과 보온성을 갖춘 ‘크록밴드 윈터 부츠’를 선보였다. 크록스만의 특수 소재인 크로슬라이트(밀폐기포 합성수지)로 만들어져 가볍고 튼튼하다. 크로슬라이트는 고무처럼 보이지만 밀폐 기포가 들어가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은 합성수지로 된 특수 소재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패딩 소재 겉감에 오리털 충전재를 넣은 ‘이글루’를 내놓았다. 방수·방설에 방한 기능까지 더해진 이 제품은 신발 무게가 350g 이하로 가볍게 만들어졌다.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에이글의 ‘브리스 패딩 부츠’는 윗부분을 고무줄로 조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찬 바람이 부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보온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에스콰이어의 ‘젤플렉스 패딩 부츠’는 가죽에 방수 처리된 원단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따뜻함을 지켜주는 기능성 속옷=속옷이 달라졌다. 얇고 가벼워졌지만 보온성은 강해졌다. 기능성이 가미된 겨울 속옷들이 추위에 약한 중·노년층과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의 내복은 원단을 두껍게 해 몸의 열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겨울 속옷은 두껍고 다소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발열 기능 소재 내복은 원단 자체에 열 발산을 막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두께가 중요하지 않다.

자체적인 발열 기능 소재를 내복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5∼6년쯤 전부터다. 발열기능 소재는 몸에서 발산하는 열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아둔다. 다만 체내에서 발산되는 열이 있어야 보온 기능을 하기 때문에 입고난 뒤 어느 정도 활동을 해야 따뜻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발열 기능 소재 내복이 인기를 얻으면서 기능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가진 화학섬유 아크릴을 혼용해 열을 내는데 중점을 뒀다. 요즘은 몸에서 나오는 땀과 수증기를 이용해 발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땀 흡수 기능까지 있어 쾌적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속옷 브랜드 비비안은 땀과 마찰에 의해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섬유 ‘엑스’로 만든 내복을 선보였다. 휠라코리아의 속옷 브랜드 휠라 인티모는 발열 기능 소재를 사용하고 자외선 차단 기능까지 더한 멀티형 발열 내의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비안 상품기획팀 김진복 부장은 “발열소재 내복 매출이 2007년부터 연간 20% 이상씩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올해는 발열소재 내복 물량을 지난해보다 배 정도 늘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국민일보][2010.11.30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