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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부산 디자이너…당당했던 런웨이, 비즈니스도 성과

'프레타포르테 부산' 결산
이영희 정영원 박철홍 등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호평
좀처럼 보기 어려운 무대 뒤 공개행사에 관람객들 감탄
세련되고 차분한 색상·스타일, 내년 봄·여름 트렌드될 듯

 
'부산 디자이너 두각, 비즈니스 성과, 이벤트 호평'.

'프레타포르테 부산 2011 S/S 컬렉션'이 지난 27일 디자이너 김서룡의 무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컬렉션은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활동하는 수준 높은 신진 해외 디자이너가 참가해 주목 받았다. 부산을 비롯한 국내 디자이너의 컬렉션 무대도 돋보였다. 각종 이벤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좋았다.

■부산 신진 디자이너 발굴

 '프레타포르테 부산'이 올해 처음 마련한 백스테이지 공개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메이크업하는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디자이너 정영원의 오프닝 무대와 함께 이영희 곽현주가 개성있는 작품으로 첫째 날을 꾸몄고, 둘째 날과 셋째 날은 데미안 셀리카 카노우, 츠 장, 헐마이온 드 폴라 등 해외 디자이너가 최신 패션 트렌드를 보여줬다.

부산 디자이너들은 완성도 높은 무대로 패셔니스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정영원은 여성적인 실루엣을 부각해 전반적으로 섹시함을 강조했고 실크·시스루 소재, 블랙·그레이 컬러로 우아하고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영희는 '버터플라이(나비)'를 테마로 은은한 파스텔톤의 꽃·기하학 패턴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박철홍의 무대에는 관람객 850명 이상이 몰려 부산 출신 신예 디자이너로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외 디자이너들은 세련되고 차분한 색상과 스타일이 내년 봄·여름 트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의 장으로 도약
 

 '프레타포르테 부산 2011 S/S 컬렉션'에서 한 모델이 디자이너 정영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지난 5월 '프레타포르테 2010 F/W 컬렉션'때 해외 바이어와 패션업체 간의 비즈니스 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패션 부스'는 이번에 실질적인 성과를 냈다. 참여 업체인 패션 브랜드 '재동씨'는 중국의 메이저 바이어와 수주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디자이너 박철홍의 브랜드 '〈CH〉-P'는 미국 뉴욕의 유명 패션샵 'SEVEN'과 거래를 논의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 초청된 바이어들이 이영희 정영원 등 부산의 유명 디자이너 숍을 방문해 비즈니스 상담을 했다.

이번 패션쇼는 디자이너 강연, 백스테이지 체험, 트렌드 설명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사흘동안 총 1만400명의 시민이 참가해 명실상부한 패션 축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백스테이지 체험 이벤트는 10주년을 맞은 '프레타포르테 부산'이 처음 마련한 행사로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 무대 뒤 준비 모습 공개 호응 커

30여 명의 관람객들은 디자이너 곽현주·오드라덱·미키오 사카베의 패션쇼 준비 모습을 살펴봤다. 백스테이지(backstage)는 패션쇼 무대 뒤를 뜻하는 말로 패션의 완성도를 중시하는 디자이너나 모델이 속살을 드러내기 싫어하듯 좀처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공간이다.

지난 26일 공개된 디자이너 '오드라덱'의 패션쇼 백스테이지 무대 역시 흥미로웠다. 화려한 패션쇼장과 달리 지붕 아래 철제 트러스트(구조물)가 여기 저기 있어 건설 현장 같은 분위기였다. 한쪽에는 패션쇼장 내부를 점검할 수 있는 모니터와 패션쇼 런웨이(높은 무대)를 만들 때 사용하는 나무패널이 쌓여있었다. 백스테이지 안내를 맡은 '모델라인' 마케팅 담당자 정창기 씨는 "관객들이 올려다봐야 하는 런웨이보다는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플로어(바닥)을 선호하는 디자이너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대 뒤로 더 걸어가자 모델들이 패션쇼 순서에 맞게 자신의 의상을 점검하고 있었다. 모델들이 음악에 맞춰 자세를 가다듬느라 분주했다. 이들은 20분간 진행되는 패션쇼를 위해 4시간 전부터 메이크업을 하고 머리 손질을 한다. 모델 한 명당 2~3명의 메이크업 전문가가 메이크업, 머리 손질, 손 관리 등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쇼가 시작되면 모델들이 두 벌 이상씩 옷을 갈아입고 상황에 맞게 화장과 헤어 스타일을 고쳐야 하므로 메이크업 담당자들도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진다.

강혜경(24·동서대) 씨는 "패션을 공부하고 있지만 무대 뒤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며 "패션쇼가 어떻게 준비되는지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현민(금성고2) 군은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어 미술과 관련있는 패션쇼에 관심이 많다"며 "무대를 꾸미는 방법, 스태프들의 숨은 노력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입력: 2010.11.28 19:57 / 수정: 2010.11.28 오후 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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