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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자전거 로고의 힘…빈폴 年매출 5천억

의류 단일브랜드론 처음…론칭 21년만에  


자전거 로고로 잘 알려진 `빈폴` 신화가 계속되고 있다.

제일모직(대표 황백)의 대표적 캐주얼 브랜드인 `빈폴`은 올해 5000억원대 매출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류 단일 브랜드 중에서 5000억원을 넘기기는 빈폴이 처음이다.

제일모직 측은 "2010년 목표치를 4700억원으로 책정했으나 10% 초과 달성해 올해 5000억원대 매출을 무난히 넘을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2006년 매출 3500억원으로 3000억원대 브랜드 반열에 오른 이래 2007년 3700억원, 2008년 3900억원, 2009년 4400억원, 2010년 5000억원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1989년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로 21세가 된 빈폴은 연평균 25%를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대표적 캐주얼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러나 5000억원대 브랜드가 되기까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초창기엔 미국 유명 브랜드인 폴로와 비슷하다고 해서 `폴로의 아류` `빈티 나는 폴로` 등의 야유 섞인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빈폴은 로고 자전거를 앞세워 말로 상징되는 폴로의 뒤를 바짝 붙어다녔고, 2000년대 들어서며 마침내 폴로, 헤지스, 라코스테 등의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캐주얼의류 업계 최강자가 됐다.

그렇다면 `빈폴 5000억원대`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고유현 빈폴부문장(상무)은 "한마디로 디자인 중심 경영이 이룬 성과"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상품을 만든다는 대전제하에 디자인을 통한 빈폴 브랜드의 `새로움(Newsness)`과 `젊음(Youth)`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실제 빈폴은 디자인력 향상에 무엇보다 큰 공을 들였다. 과거에는 팔릴 만한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명목하에 상품기획자(MD)가 중심이던 시스템을 디자이너 위주로 바꿨다. 상품기획자는 고유 업무에 집중하게 하고 디자이너가 자율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바꾼 것. 2008년 내놓은 빈폴의 새로운 라인인 `퍼스트 플레이어`는 그 결과물 중 하나다.

기존 자전거 로고에서 벗어나 `1st Player` 로고를 적용한 빈폴 남성용 티셔츠와 겨울 다운 패딩은 매번 완판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전방위 협업 마케팅은 21년 오래된 빈폴을 젊어지도록 수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양한 브랜드, 디자이너,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제안하면서 젊은 고객들과 소통하고, 잇단 히트상품 출현으로 매출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패밀리 브랜드 전략도 주효했다. 현재 빈폴은 빈폴 멘즈, 레이디스, 키즈, 액세서리, 골프, 진 등 모두 6개의 서브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액세서리의 경우 몇 년째 두 자릿수대 성장을 이어오며 빈폴이 5000억원대 브랜드가 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빈폴 키즈는 이미 백화점 등에서 폴로 키즈를 가격과 매출 면에서 앞섰고, 조만간 유아복인 빈폴 베이비라인을 론칭할 예정이다.

중국은 빈폴이 새롭게 성장하기 위한 전략 시장이다. 현재 75개인 중국 매장을 내년에는 114개로 늘릴 예정이다.

박창근 패션 1부문장(전무)은 "빈폴은 서브 브랜드마다 경쟁력을 갖고 있어 5000억원을 넘어 1조원까지 갈 수 있는 성장동력이 있다"면서 "내수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더욱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미 기자]
기사입력 2010.11.14 17:48:32 | 최종수정 2010.11.15 14: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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