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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中 `창의산업단지` 디자인 혁명 이끈다

상하이 엑스포 필수 견학코스…창의적 기업 71개 입주
과거·현개 공존 '상상력 제작소' 

상하이 창의산업단지는 중국의 상상력 제작소로 꼽힌다. 단지 입구의 독창적인 디자인 작품들이 시선을 끈다. /상하이=김광현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상하이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빈장 지구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난징중루의 상하이창의산업단지.이곳이 엑스포를 참관하는 각국 기업인들의 '필수 견학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담쟁이넝쿨에 덮인 8개의 건물로 이뤄진 이 단지에는 중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지식산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정문도 없고 정복을 차려입은 수위도 보이지 않았지만,입구의 철제 계단은 건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건물로 들어서자 딴세상이었다. 디자인 작품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입주사들을 소개한 안내물이었다. 천장은 꽤 높았다. 창작하는 곳은 답답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도 천장은 투명유리.안내원 저우쉐원씨는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자연채광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복도에서는 사무실 내부가 유리창으로 훤히 들여다 보였다. 사무실은 대부분 닫혀 있었다. 몇몇 직원들이 복도 철제난간에서 담배를 피우며 얘기하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안 보이냐"고 물었더니 "출근 전"이란다. 밤늦도록 작업하고 아침에 느지막이 출근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안내원은 "산업 디자인,인테리어 디자인 등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곳이라서 자율로 출 · 퇴근한다"고 알려줬다.

이곳은 2004년부터 8개의 낡은 건물을 개조,창의적인 기업만 입주시킨 도심 산업단지다. 현재 71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국 기업이 27개,홍콩 · 마카오 · 대만이 18개,프랑스 7개,이탈리아와 일본이 각각 3개,영국 2개….미국 솜(SOM),영국 스파치(SPARCH),일본 기타(Kita)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기업은 없다. 분야는 상품설계,건축설계,광고제작,인테리어 디자인 등이다.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꽤 넓은 공간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작품발표회 패션쇼 등 각종 이벤트를 펼치는 공간이다. 안내원은 "바로 옆에 있는 사무실에서 작품을 들고 나와 전시도 하고 남들이 만든 작품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 컨설팅사는 입주사 직원들의 창의력을 북돋우기 위해 공연 등 문화행사를 수시로 연다고 했다.

상하이시와 라이프스타일은 리모델링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인근에 2단지와 3단지도 개발했다. 안내원은 건물과 건물을 잇는 다리를 가리키며 "중국과 외국을 연결해 주는 브리지"라고 말했다. 이 단지가 그런 역할을 한다는 것.상하이시는 물론 중국 중앙정부도 이곳을 대표적인 도시 리모델링 성공 사례로 꼽는다고 했다. 지난 1월16일에는 후진타오 주석이 이곳을 방문했다.

인근 쥐먼루(局門路)에 있는 3단지.낡은 건물 7채를 리모델링한 곳으로 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탁 트인 느낌을 줬다. 전기통신선은 대부분 지하로 옮겨 눈에 띄지 않았다. 작년 11월 완공했다는 이곳에서는 15일부터 홍콩디자인센터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안내원은 "홍콩 디자이너 44명의 독창적인 작품을 전시했다"며 "대개 환경을 살린 디자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제휴사로 중국 최대 경제신문인 중국경제일보의 우카이 상하이지국장은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구시가지 낡은 건물을 마구 허물지 않고 보존가치가 있는 것은 이런 식으로 리모델링했다"고 설명했다. 우 지국장은 이날 상하이 엑스포를 둘러본 다음,저녁 무렵에 '신천지'란 곳도 소개했다. 수십 채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카페촌으로 조성한 곳인데 관광객들이 몰려 빈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상하이=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한국경제, 입력: 2010-05-21 17:09 / 수정: 2010-05-22 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