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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블록 하나하나… 美를 쌓아올리다

사진작가 김도균 개인전

사진작가 김도균의 새 작품 〈라인 업(Line Up)〉은 모바일 게임 '라인 업'에서 착안했다. '라인 업'은 검은 바탕에 각기 다른 색깔의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게임이다. 작가는 '라인 업'에서 3차원의 공간을 발견했고, 블록을 다시 부두에서 보는 대형 컨테이너로 연결시켰다. 컨테이너가 여러 개 모이고 쌓이면서 만들어내는 공간에 주목했던 것이다. 블록과 컨테이너는 쌓이는 과정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생성해낸다. 관람객은 작품 '라인 업'을 통해 게임에서 느꼈던 친숙함을 확인하고 컨테이너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부두에 늘어선 컨테이너를 상공에서 촬영해 컴퓨터로 작업한 작품은 마치 그래픽을 보는 것 같다. 컨테이너라는 개체는 없어지고 선명한 색띠로 다가온다.

컨테이너를 담은 사진작가 김도균의 작품〈lu.ssdall-01〉. /갤러리2 제공

김도균이 이전 작품에서 실재하는 건물을 회화적인 가상공간으로 바꿨다면, 이번에는 가상공간을 실재공간으로 바꿨다. 이전 작품처럼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으며 더 나아가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고자 했다. 김도균은 "부두에서 컨테이너가 쌓이는 모습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생명이 있는 유기체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던 컨테이너는 이제 주거 공간이나 작은 전시장으로도 이용된다"면서 "컨테이너의 그런 변화도 담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도균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설치 작품을 보여준다. 자작나무 패널에 프린트한 컨테이너를 입혀 전시장 벽에 붙였다. 쌓여 있는 컨테이너의 모습이 게임 속 블록 같다.

전시는 서울 청담동 갤러리2에서 10월 3일까지 열린다. (02)3448-2112

손정미 기자 jmson@chosun.com  입력 : 2010.09.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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