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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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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디자인이나 예술에 관련된 여러 가지 잡지가 있다. 그 모습은 전문적인 인상을 주는 것, 대중적인 인상을 주는 것, 상업적인 인상을 주는 것, 예술적인 인상을 주는 것 등 조금씩 다르다. 디자인을 문화로 다루려는 <정글콜론>의 지향점, 이 ‘정신과 태도’가 적절하게 담길 수 있는 형식을 고민하면서 우리는 하나의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쳤다. 디자인 방향을 설정하고 나아갈 수 있지만 왜 그리로 나아가야 하는지 모르는 심리적인 장벽이었다. 각 나라는 고유의 문화를 가지며 그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문화의 접점은 늘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문화의 꽃을 피웠다. 지금까지 디자인은 산업의 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성장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앞선 디자인이 있었고 그 중심에 있는 국가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디자인 ‘수입’ 국가는 앞선 나라의 디자인을 열심히 배워서 자국의 문화에 접목하거나 국적의 표현에 대한 의미를 부정 또는 그 강박을 내려놓았다.  
 

<정글콜론>이 우리나라에 수입된 여러 디자인 중 어떠한 모습으로 보여주어야 문화로 디자인을 보는 시각과 일치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한국적인 타이포그래피라는 것이 존재하는가를 돌아보게 되었고, 필자는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좀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모르는 것을 모른 채 만들어 내기보다 이미 수입되어 우리들에게 많이 보여진 다른 나라의 디자인, 하지만 그 나라의 문화 정체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잡지를 찾아 그 모습에 한글을 적용해 보자는 것이었다. 분명히, 한글과 외국의 문자가 서로 다르지만 타이포그래피라는 공통점을 발견할 것이고 한편 서로 다른 문자이기 때문에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을 깨달을 것이다. <정글콜론>의 목적이 그것에 있다. 현재 한글로 편집디자인을 하면서 한글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살펴보고 또한 한글이라는 문자구조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자는 것이다.


그 첫 번째로 영국의 <베이스라인>을 선택했다. 수없이 많은 영국 잡지 중에서 <베이스라인>을 택한 것은 근대 타이포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글과 그림의 레이아웃, 설명글의 위치 등에서 섬세하게 맞추는 모습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타이포그래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베이스라인>은 보통의 잡지보다 큰 판형으로 시각적으로 차별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펼쳤을 때 마치 포스터를 보는 듯하다. 디자인 잡지로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지만 애석하게 <정글콜론>은 판형이 베이스라인보다 작아서 그 느낌을 온전히 가져오지 못한 채 그 안의 디자인 방법을 차용하기로 했다. 그리드를 잘 지키면서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다루고 있는 내용에 따라 변화하는 자유로움이 <정글콜론>이 지향하는 부분과 일치한다. 곧 <정글콜론>이 기본을 형식화 되어있는 기본으로 보지 않고 내용과 형식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과 같다. 

 

글 이용제 한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