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시/행사

거실 속의 예술, 예술이 된 가구…리안갤러리 가구 디자인展

모던 소재 독특한 아름다움, 덴마크 프리츠 한센社 작품 
 

리안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누군가의 거실에 초대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편안해보이는 3인용 가죽소파, 원형 테이블, 환한 조명, 1인용 의자가 갖춰진, 쉬고 싶은 거실의 풍경이다.
리안갤러리는 30일까지 덴마크의 세계적인 디자인 가구회사 프리츠 한센의 가구를 전시하는 ‘디자인'(Design)전을 연다. 지역에서 보기 드문 디자인 가구 전시회다.  

생활 속 가구와 현대미술의 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시장은 유럽 디자인 가구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츠 한센 가구는 스칸디나비아 풍의 가구에서 볼 수 있는 모던한 소재 및 라인이 가구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이루고 있다. 이 회사는 20세기 초 가구 디자인의 새로운 형식을 세운 아르네 야콥슨, 폴 헤닝슨, 한스 베그너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가구들은 가구 디자인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것들이다.

3인용 소파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피에로 리소니의 작품이고 에그 체어는 아르네 야콥슨의 작품이다. 아르네 야콥슨은 스완, 에그, 앤트 등 가구 디자인의 고전이 된 히트작들의 주인공이다.

천정의 조명은 폴 헤닝슨의 작품. 이 디자이너는 1900년대 초 최초로 조명 이론을 세운 전문가다. 1924년 다층의 갓으로 디자인한 램프는 그의 대표작이다. 잎사귀 모양으로 눈부심이 없다. 데이베드는 폴 키에르홀름의 작품인데 그는 2004년 뉴욕의 현대미술관 모마(MOMA)가 리뉴얼하면서 선택한 가구 디자이너다.  

이번 전시에는 가구 뿐만 아니라 명작들이 함께 전시된다. 데미안 허스트, 앤디워홀 작품이 벽면에 걸리고 프란츠 웨스트의 조각이 놓여져 있다. 침대 머리맡에는 트레이시 에민의 네온 작품이 전시돼 기존 집안 미술품에 대한 개념을 끌어올린다.

올해 컬렉터들은 유독 디자인 가구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옥션은 올해 디자인 경매를 신설해 일본, 프랑스 디자이너의 가구가 고가에 판매되는 등 디자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가구는 저작권 개념이 약해 복제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가구의 오리지널리티에 주목하면서 진본을 갖추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 미술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재벌가에서 유행처럼 서재, VIP룸 등에 디자인 가구를 갖춰놓기 시작하면서 디자인 가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책상, 침대, 소파, 식탁 등 가구 10세트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16점이 전시된다. 리안갤러리 김혜경 큐레이터는 “프리츠 한센 가구사는 디자이너의 설계공법 그대로 생산해내고 있는데 공간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053)424-2203.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 2010년 09월 03일 -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