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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캐릭터 패션' 어른들도 즐긴다

<세계일보 2010.05.13> 미키마우스 … 키티 … 뿌까 … 티니위니…
 
뉴욕의 한 파티장에 등장한 천재 디자이너 마크 제이컵스. 그의 의상은 멋들어진 수트도, 패션쇼에서나 볼 수 있는 초현실적인 옷도 아니었다. 청바지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티셔츠, 이것이 그의 패션이었다.        
 
과거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옷들은 어디까지나 어린이를 위한 옷이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다 큰 어른이 ‘둘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면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개성의 표현이 한없이 존중되는 지금, 패션에 있어 나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젊게, 자신이 좋아하는 옷을 즐기면 그만이다.          
 

◇디자이너 제러미 스콧은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접목한 성인들이 신는 운동화를 선보였다.

# 아이에서 노인까지 해외선 일반화        
 
캐릭터 패션은 이미 해외에서는 일반화됐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나오면 금세 캐릭터 상품이나 패션이 쏟아질 만큼 캐릭터 활용이 일상적이다. 사람들이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미국의 대표적인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아예 모토 자체가 ‘태어나기 전부터, 죽을 때까지’다.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미키마우스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티셔츠에서 바지, 스카프, 가방 등 다양하다.        
 
미키마우스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들도 많다. 마크 제이컵스는 미키마우스를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 새겼다. 제러미 스콧도 미키마우스의 해맑은 얼굴이 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운동화와 가수 레이디 가가가 써서 화제가 됐던 미키마우스 선글라스 등을 디자인했다.        
 
캐릭터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고양이 ‘키티’의 분홍색이 다소 유아적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분홍색 마니아’ 사이에서 이는 문제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맥’은 이 키티 디자인을 활용한 립스틱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 패션업체 유니클로는 영화·게임·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접목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올해 나온 캐릭터 티셔츠의 판매를 분석해보면 고등학생보다는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 국내선 ‘티니위니’·‘뿌까’ 두각        
 
◇국내 캐릭터 ‘뿌까’를 세련되게 활용한 패션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도 캐릭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어른들을 위한 캐릭터 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갈색의 북슬북슬한 털이 귀여운 곰 캐릭터 ‘티니위니’는 국내 패션업체 ‘티니위니코리아’가 만들었다. 면바지·면티 등은 물론 백팩이나 핸드백, 지갑 등에도 티니위니 캐릭터를 사용했다. 티니위니는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지지층이 두껍다.        
 
‘뿌까’는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캐릭터다. 20세 여성을 겨냥한다. 단순히 옷이나 구두에 뿌까 캐릭터를 프린트한 것이 아니라 뿌까의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뿌까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뿌까를 재해석해 적용한 옷을 추구한다. 뿌까의 검은색과 빨간색을 사용한 드레스, 뿌까의 머리스타일을 닮은 굽을 가진 구두, 여행가방 등은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의류 디자이너 곽희영·위수영, 구두 디자이너 박영준, 가방 디자이너 백희, 캐나다 신진 디자이너 마크 패스트 등 국내외 디자이너들이 뿌까 캐릭터 패션을 만들어냈다.         
 
세련되고 늘씬한 여성을 캐릭터화 한 ‘치카로카’도 유치하지 않은 캐릭터를 앞세워 20대 여성을 겨냥한 옷, 가방 등을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만화·영화 캐릭터를 프린한 티셔츠가 요즘엔 10대보다 20대 사이에서 더 인기다.

# 캐릭터 패션 소화하기        
 
티셔츠는 가장 무난하게 캐릭터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려진 그림에 따라, 옷의 소재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때로는 캐주얼하게, 때로는 점잖게 연출할 수 있다.        
 
캐릭터 티셔츠는 기본 진 또는 핫팬츠,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매치하면 귀엽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쌀쌀한 요즘엔 재킷 안에 캐릭터 티셔츠를 입어주면 세련된 오피스 의상이 된다.        
 
캐릭터 액세서리나 가방, 구두 등은 심심한 패션에 신선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브랜드 패션몰 아이스타일24 이성준 상품2팀장은 “캐릭터들은 어린 시절의 감성을 상기시켜 각박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정서적 안정감과 재미를 주는 것 같다”며 “특히 캐릭터 패션은 나만의 유니크한 패션 아이템을 찾는 경향이 짙은 최근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관심을 더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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