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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롯데百, 의류·잡화 등 패션제조업 나선다

디자인 능력있는 업체 M&A
상품 기획서 생산까지 직접 관장

롯데백화점이 디자인 개발 및 제품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패션 제조업에 뛰어든다. 또 구찌 아르마니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오랜 기간 생산해온 이탈리아 현지 납품업체와 계약을 맺고,이곳에서 만든 '명품 라벨 없는 명품'을 올 가을 시즌부터 수입 · 판매하기로 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이철우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패션 상품 차별화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이 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패션 브랜드를 인수 · 합병(M&A)한다는 것은 의류 제조업에 진출한다는 의미"라며 "M&A가 성사되면 인수한 기업을 앞세워 패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전국에 29개 백화점과 85개 대형마트 네트워크를 갖춘 국내 최대 유통기업이란 점에서 패션제조업 진출이 가시화되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강력한 유통망을 앞세워 단숨에 패션업계 상위권에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은 우선 국내 영캐주얼 및 피혁 · 잡화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수 대상 업체 물색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패션 기업의 경우 현재 과장급 실무진이 맡고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 사무소를 통해 구체적인 합작 또는 M&A 대상을 찾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업체를 인수하면 상품 기획에서부터 디자인 개발과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롯데백화점이 관장하게 될 것"이라며 "인수한 브랜드는 일단 롯데백화점에 입점시켜 다른 백화점과의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롯데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롯데 온리' 상품을 늘리기 위해 올 가을 시즌부터 '명품 라벨 없는 명품'을 수입해 들여오기로 했다. 롯데는 최근 구찌에 20년 이상 제품을 납품해온 이탈리아 업체 '사토리아 베네타'에 올 가을 · 겨울 상품 주문계약을 마쳤다. 이 밖에 조르지오 아르마니,에르메네질도 제냐,돌체&가바나 등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해온 다른 공장과도 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 같은 명품 납품업체 외에도 다양한 해외 브랜드와 계약을 맺어 수입 · 판매하는 '직매입' 매출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150억원 안팎이었던 직매입 매출을 2013년까지 4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롯데는 이를 위해 직매입 전담 조직을 확충하는 한편 주요 점포에 직매입 전문매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도 대거 들여온다. 롯데백화점은 일본의 인기 패션 브랜드와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내년 중 롯데백화점 10여개 점포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또 미국의 유명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및 프랑스 남성복 업체와 한국 내 딜러계약을 맺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앞으로 백화점의 경쟁력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제품을 얼마나 많이 갖췄느냐'에 달려 있다"며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재 3% 안팎인 '롯데 온리' 제품의 매출 비중이 2013년에는 15%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헌/강유현 기자 ohyeah@hankyung.com

한국경제 | 입력: 2010-08-08 18:12 / 수정: 2010-08-08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