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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오복(五福) 디자인

오피니언  오복(五福) 디자인  
<문영만 제주대 교수·산업디자인학부·논설위원>

삶에 있어서 오복(五福)은 복중의 복이라 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 이 개념에 크게 반대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지난 주 모 신문 칼럼 ‘김명기씨, 오복을 부르는 삶에 대하여’를 읽고 디자인과의 관계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되어 오복디자인으로 비교하여 본다.

그것은 디자인 또는 디자인 행위 또한 궁극적으로는 인간 삶의 행복 추구를 위하여 일조 하는데 있어서 그러한 한 목적과 배경도 같기에 그러하다. 또한 한편으로는 디자인에 있어서 ‘오복’적 개념의 도입과 적용은 디자인의 실천과 적용에도 그 의미가 깊기에 또한 그러하다.

그럼 오복과 디자인의 관계를 비교해 보자. 먼저 오복중에 첫 번째 복은 장수(長壽)이다.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한다. 디자인도 장수 디자인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의 패러다임과 트랜드가 사실은 장수개념의 디자인 보다는 단명(短命) 개념의 디자인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예를 들면 오늘날 전자제품은 고가품이면서 그중에서도 대표적 단명 디자인의 대명사이다. 과거 70∼80년대는 전자제품 하나를 사도 족히 10년 가까이 돈 가치와 활용가치가 아깝지 않았다. 필자도 80년도에 산 카메라를 90년대 후반까지는 큰 잔 고장 없이 잘 사용하였다. 요즘은 불과 1∼2년이면 모든 게 구식처럼 분위기를 조장한다. 기업은 자꾸 신제품을 만들어 돈을 벌어서 좋은지 몰라도 참으로 물적(物的) 기업디자인의 병폐이다. 이는 비단 전자제품만이 그러한 것은 아니다.

두 번째로 복은 부자(富者)로서 사는 것이다. 삶의 풍요는 여유와 질을 높여준다. 디자인의 가치는 바로 이것이다. 브랜드의 부자가치, 제품의 부자가치를 더하여 주어야 한다. 장수하면서 부자가치를 더하여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세 번째 복은 강녕(康寧) 즉 건강이다. 건강하게 사는 것과 병약하게 사는 것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왜 건강이 중요한지 모두 다 안다. 가만히 생각하여 보면 오복의 개념이 시간차와 더불어 버전이 업그레이드됨을 알 수 있다. 디자인에 있어서도 안전디자인, 무결점디자인 등, 불량디자인의 퇴출 개념인 건강디자인은 제품에 있어서 기술력과 함께 건강한 디자인프로세스를 통한 계획적 집행과 체크 등 기업과 공공의 효율적 예산과 생명, 안전을 담보한다. 매우 중요하고 중요한 실무디자인 분야이다.

네 번째로의 복은 유호덕(攸好德)으로 이웃과 더불어 삶에 있어서 덕의 실천이다. 2008년 중국 북경올림픽에서는 외국선수들의 참가와 초빙을 이 개념을 도입하여 개막전 쇼에서 환영과 함께 세계적 우의를 전달하기도 하였다. 디자인에서 유호덕은 덕의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 중심, 고객중심, 인간존중, 나눔디자인, 서비스디자인, 관계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등 건강디자인과 상대적으로 대비되어 인간 상호간의 행복과 만족 등 정서적 가치의 증진에 그 기반을 둔다.

오복(五福)의 다섯 번째로는 고종명(考終命) 즉 잘 임종(臨終)하는 것으로 편히 죽는 것 이다, 하늘이 준 천수를 누리고 잘 죽는 것 이야말로 호상(好喪)이라고 하지 않던가? 호상으로서 축복과 함께 좋은 분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후손에게 매우 중요하다. 새 출발과 새다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무거운 짐이 아니라 고인의 삶을 잘 정리하며, 그 정신적 지주 하에 내일을 준비해 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자인에서 호상은 무엇일까? 그것은 제품의 탄생과 소멸 또는 기존 제품에서 뉴 업그레이드의 발전이기도 하다. 단순히 생산되어 사용되어지고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 한 역할을 멋지게 해내거나 업그레이드되어 지속가능한 소명을 다하는 디자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는 스토리의 소명이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이를 보아 알 수 있듯이 모든 디자인은 각자의 스토리텔링이 내재되어 있어야 디자인의 삶과 임종에서도 그 가치를 발휘 할 수 있다.  
 
데스크승인 2010.08.07   제주일보 | webmaster@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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