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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세계디자인수도’ 디자인 하는 심재진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디자인 하나로 1조원 벌 수 있다”

▲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서울은 600년이 넘는 세계적 고도(古都)로, 외국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디자인 총회에서 서울이 ‘제1회 세계 디자인 수도(WDC·World Design Capital)’로 꼽힌 것은 600년간 흘러온 유장한 디자인적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600년 역사를 도도히 흐르며 간직해온 서울의 유장한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알리고 고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 과제가 옛 동대문운동장 일대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건설하는 것과 시민들의 디자인 축제인 ‘서울 디자인 한마당(서울 디자인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입니다.”
   
서울디자인재단 심재진(55) 대표이사는 “디자인은 경제”라며 말을 이었다. “한림국제대학원 황희곤 교수는 세계 디자인 수도로 지정된 데 따른 생산유발효과를 1조387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6882억원, 고용창출 효과는 1만8698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서울 디자인 한마당은 지난 2008년 잠실 주경기장에서 처음 시작한 행사로 20일의 행사기간(10월 8~27일) 동안 10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엔 유사한 기간(10월 9~29일) 동안 무려 298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했습니다. 올해는 9월 17일~10월 7일까지로 예정돼 있는데요, 3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수퍼슬림 브라운관’ 만든 디자이너 
   
홍익대 공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상무를 지낸 심 대표는 ‘수퍼슬림 브라운관’ ‘판타지 모니터’ 등 국내의 대표적 전자제품을 만든 선두 디자이너다. 지난 2009년 3월, 서울디자인재단이 출범하면서 대표이사를 맡게 된 그는 “디자인 한마당을 보러 오겠다며 접촉해 오는 외국 여행사가 이미 여러 곳”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개최되는 디자인 한마당을 보기 위해 서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3만명가량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축제에 참여하는 디자인 유관업체가 약 160곳가량 되는데요, 관람객과 관련업체들이 전시회를 보면서 서로 만나 그 자리에서 주문을 내고 거래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식사·음료 등 관련 비즈니스가 엄청난 데다 취업박람회 같은 유관 행사가 부수적으로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경제 유발효과가 매우 큽니다.”
   
심 대표가 말을 이었다. “디자인 한마당 한 행사에서 파생되는 경제효과만 5537억원의 가치가 있습니다. 디자인 한마당 외에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경제효과는 상대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더욱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이 플라자는 서울의 디자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서 200~300년 이상 영속적으로 존재할 건축물이기 때문입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연면적은 8만1030㎡(2만4511평)입니다. 참고로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의 연면적이 7만6000㎡(2만2990평)가량 됩니다. 이 안에 11개의 전시관이 들어서는데 각각의 전시관 하나가 개별적인 미술관 기능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전시관 11개가 어우러지며 종합적인 미술 박물관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게다가 디자인 플라자 주변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것입니다.” 
   
심 대표는 “설계는 이라크 출신으로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세계적 디자이너 자하 하디드씨가 맡았다”고 했다. “막힌 듯 뚫려있고, 구부러진 듯 돌아나가는 서울 강북의 골목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조감도를 처음 보시는 분들은 ‘구름 같다’거나 ‘비행접시 같다’고 합니다. 가장 높은 곳이 24m에 불과할 정도로 나지막해 주변의 고층건물과 부딪치지 않고 조화를 이룹니다. 지하층엔 쇼핑몰이 들어서고, 이 쇼핑몰은 곧바로 지하철과 연결됩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전시회를 보면서, 디자인 체험도 하고, 상품을 사면서 상거래를 할 수 있고, 음식을 먹으면서 각종 디자인 행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 플라자 관람객 연 80만명 넘을 것” 

▲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조감도 
   
심 대표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2011년 12월쯤 완공돼, 6개월가량의 시험운영 기간을 거쳐 2012년 6월경 정식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완공되면 매년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최소 70만~80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며 “개관 이후 매년 1000억원가량의 경제 유발효과를 갖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등 외국 대사관을 통해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요청이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전시회는 물론, 음식 전시회(food gallary), 아트 포럼, 박람회 등 행사 요청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2010년에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서울을 꼽았습니다. 그만큼 서울엔 볼 것, 느낄 것, 먹을 것, 할 것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심 대표가 맡고 있는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시가 100% 재원을 출연해 지난 2009년 3월 2일 문을 열었다. 서울의 디자인 산업을 진흥하고 디자인 문화를 확산하는 데 필요한 각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심 대표는 “OECD 국가 중에서 정부나 자치단체가 세운 디자인 박물관이 없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며 “현재 전세계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현재 절반 가량 완성된 단계입니다.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의 디자인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어떤 모습으로 공개될지,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향후 운용은 어떻게 할지, 어떤 관리 노하우를 갖게 될지에 대해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 임기가 2012년 2월까지여서 정식 오픈을 못 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계디자인수도
 
50개국 140여개 디자인 단체가 가입한 국제민간기구 익시드(ICSID·International Council of Societies of Industrial Design, 국제디자인단체협의회)가 디자인 성과가 뛰어나거나 디자인을 통해서 발전을 이루려는 도시를 대상으로 국제경쟁을 거쳐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디자인 축제. 2008년 이탈리아 토리노가 시범도시로 선정됐고,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엔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 핀란드 헬싱키 등과 경합을 벌인 끝에 대한민국 서울이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 디자인 수도로는 헬싱키가 선정됐고 베이징, 케이프타운, 싱가포르, 상파울루, 몬트리올, 샌프란시스코가 2014년 수도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범진 차장대우  
주간조선 | [2114호] 20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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