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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두산 '완구업 진출?' 굴삭기 미니어처에서 리모트컨트롤차까지

입소문 '톡톡'ㆍ소장 문의 줄이어..기업 이미지 홍보수단 고민

 "따로 판매 안하나요? 애들이 '포크레인(굴삭기)' 모형 장난감을 무척 좋아하는데 꼭 사다주고 싶습니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에는 신형 굴삭기 미니어처에 대한 판매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2009 레드닷 디자인상'(Reddot Design Award)에서 최우수 작품(Best of the best)으로 선정된 미래형 콘셉트 굴삭기인 'CX'를 미니어처로 제작해 지난달부터 일부 대리점에 배포하고 나서부터다.

이 굴삭기 미니어처는 운전석이 슬라이딩식으로 움직이고 무한궤도형 바퀴가 서로 분리돼 회전과 굴절이 각기 자유자재로 이뤄지는 등 독특한 모형을 지니고 있다. 마치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을 연상시키는 모습에 'CX' 굴삭기 미니어처를 소장하고 싶다는 요청이 밀려들어 온다는 것.

비단 'CX' 뿐 아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두산인프라코어가 미니어처로 제작해 온 굴삭기와 휠로더와 지게차 등은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어왔다. 2007년 인수한 밥캣(Bobcat)의 중소형 굴삭기와 스키드스티어로더(SSL), 목시(Moxy)의 트럭 등을 포함해 그 종류만 해도 10여 종을 훌쩍 넘는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가 미니어처로 제작한 미래형 컨셉트 굴삭기 'CX'. 세련되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미니어처 소장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모형만이 아니다. 올해 두산인프라코어는 리모컨으로 직접 조종할 수 있는 제품을 제작한 바 있다. 비록 유선이지만 마치 무선조종모형차(RC: Radio Car)를 즐기듯이 미니어처를 움직이면서 굴삭기 작업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제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러한 미니어처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지는 않다. 대리점들의 요청이 있을 때 판매촉진 활동을 지원하는 용도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장비에 대한 이해도를 향상시키고 딜러들의 판촉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미니어처를 단순히 기념품이나 증정용 선물을 넘어 회사의 이미지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건설기계 부문은 대표적인 B2B 산업이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그룹을 떠받치는 대표적인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를 널리 알리고 친숙하게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만 약 7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프라모델 산업을 고려할 때 굴삭기와 지게차 등의 건설기계 미니어처는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품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의 건설기계 업체인 캐터필러는 장난감을 비롯해 의류, 신발 등을 판매해 오고 있다. 자사 브랜드를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뿐 아니라 지난해에만 1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건설기계를 구매하는 고객들에 대한 판촉용 상품으로 제작했던 것이 좋은 반응을 얻자 아예 독립적인 사업부가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소비재 기업에서 중장비ㆍ중공업 회사로 변신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는 주류업체 이미지가 강하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미니어처를 갖고 놀면서 자란 아이들이 성장해 굴삭기의 대명사가 지금은 사라진 프랑스 기업 '포크레인'에서 '두산'으로 각인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입력 : 2010.07.20 08:24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