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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위기 한복판, 뉴욕… 한국 젊은 작가들 희망을 디자인하다

在美 건축가·디자이너 17명 '위기와 디자인'展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결성한 비영리디자인단체 'IM(the Institute of Multidisciplinarity of Art, Architecture and Design)' 소속 회원 17명이 작가적 시선으로 위기 극복의 다양한 해법을 내놓기로 했다. 무대는 1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뉴욕의 아트게이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위기와 디자인([global] Crisis & Design)'전이다.

▲ 불안에 지친 청춘이여, 이곳에서 휴식을… 건축가 강은기·김다연·이지은의 합작품‘비주얼 퍼미아빌러티 파빌리온’. 한국의 정자에서 영감을 얻어 합판을 조립해 만든 야외 소통 공간. 설치물 안에서 휴식과 명상, 상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 /IM 제공

전시를 기획한 건축가 최창학(39)씨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읽어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라며 "2008년 말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엄습한 각종 사회 문제를 그냥 좌시할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끼리 의기투합해 범지구적 화두인 '위기'를 자신들의 목소리로 다뤄보기로 한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차세대 디자인리더 프로그램' 후원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건축, 조경, 그래픽 디자인,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저마다의 시각으로 위기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 하나하나에 소통 부재, 실업, 노인 문제, 주택 위기 등 우리 사회에 내재한 굵직한 문제가 녹아 있다.

전시 예정작인 건축가 강은기·김다연·이지은씨의 합작품 '비주얼 퍼미아빌러티 파빌리온(The visual permeability pavilion)'은 합판을 조합해 만든 공공 가설물. 세 사람은 불안에 지친 이들을 달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에 주목했다. 이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건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인 한국의 정자(亭子)였다. 정자를 모티프로 휴식과 명상, 상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설치물을 만들었다. 김다연씨는 "이번 시위에서 위력을 보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위기에 대응하는 소통의 방식이 평등하게 변화됐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상황을 공간으로 확장해서 표현한 작품"이라고 했다.
 

▲ (사진 왼쪽 위)주택 문제? 대량생산 임시 주택으로… 최창학의‘상보적 건축’. 같은 형태의 모듈을 반복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 (사진 왼쪽 아래)사회의 약자에게 바치는 꽃… 하가희의‘노부인을 위한 꽃’. 홀로 죽은 한국인 할머니의 버려진 옷으로 꽃을 만들었다, (사진 오른쪽)실업자들이여, 날개를 펴라… 신수경의‘죽지 않는 꿈’. 날갯짓하면 등 뒤의 날개 모양이 발광하면서 움직인다.

패션 디자이너 하가희씨는 '노부인을 위한 꽃(Flower for Old Woman)'으로 고령화 사회, 이민자 차별, 소통 부재라는 다소 거대한 담론을 우회적으로 건드렸다. 작가는 홀로 외로이 살다가 이국땅에서 눈을 감은 한국인 할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휴지통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할머니의 옷가지와 이불을 집으로 가져와 꽃을 만들었다. "무관심 속에 쓸쓸히 세상을 떠난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추모"라는 설명이다.

최창학씨는 주택 위기를 화두로 삼는다. 맨해튼 인구의 5분의 1이 유동인구라는 점에 착안해 주택 소유에 대한 욕망을 비튼다. 작품 '상보적 건축'은 같은 형태의 모듈을 반복·복제해 만든, 대량생산이 가능한 임시 주택이다. 미디어 작가 신수경씨는 '죽지 않는 꿈(Immortal Dreams)'으로 청년 실업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등에 자체 발광하는 날개 패턴이 들어 있는 재킷 형태의 인터랙티브 작품. 사람이 입고 두 팔을 펴 날갯짓하면 등 뒤의 날개 모양이 똑같이 움직이고, 가만히 있으면 등쪽 날개도 어깻죽지를 늘어뜨린다. "꿈꿀 자유를 잃은, 날개 꺾인 이 시대의 사람들을 위한 헌정"이다. 이 밖에 건축가 조항만·서지영·김홍민·김동일·이서주·안지용·이상화, 조경가 차태욱, 패션디자이너 김지원·최효진, 그래픽 디자이너 조유연씨 등도 참여했다.

▲ 주택 문제? 대량생산 임시 주택으로… 최창학의‘상보적 건축’. 같은 형태의 모듈을 반복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IM

▲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IM

▲ 사회의 약자에게 바치는 꽃… 하가희의‘노부인을 위한 꽃’. 홀로 죽은 한국인 할머니의 버려진 옷으로 꽃을 만들었다. /IM

▲ 실업자들이여, 날개를 펴라… 신수경의 ‘죽지 않는 꿈’. 날갯짓하면 등 뒤의 날개 모양이 발광하면서 움직인다. /IM 제공

 

▲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IM

▲ 주택 문제? 대량생산 임시 주택으로… 최창학의‘상보적 건축’. 같은 형태의 모듈을 반복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IM

▲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IM

 

▲ 주택 문제? 대량생산 임시 주택으로… 최창학의‘상보적 건축’. 같은 형태의 모듈을 반복해 대량생산할 수 있다./IM

▲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IM

▲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결성한 비영리디자인단체 'IM(the Institute of Multidisciplinarity of Art, Architecture and Design)' 소속 회원 17명이 작가적 시선으로 위기 극복의 다양한 해법을 내놓기로 했다. 무대는 17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뉴욕의 아트게이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위기와 디자인([global] Crisis & Design)'전이다./IM

▲ 높은 실업률, 극심한 양극화…. 곳곳에 도사리는 불안을 참지 못한 청년들의 분노가 세계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급기야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에선 반(反)월가 시위까지 등장했다. 이 위기와 불안의 진앙(震央)인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의 젊은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소통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뭉쳤다. /IM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기사입력 : 2011.11.02 03:06 | 수정 : 2011.11.0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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