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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세계적 랜드마크도 우리 손으로

[해외건설 1,000억달러 시대로]
싱가포르 MBS호텔·두바이 부르즈칼리파
고도의 시공기술·독특한 디자인에 호평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마리나 베이 샌즈. 세계적 건축가 모쉐 사프디가 설계하고, 쌍용건설이 시공해 지난해 6월 완공했다. 호텔 3개동 위에 전망대와 수영장, 레스토랑, 산책로 등을 갖춘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올려놓아 화제를 일으켰다. 쌍용건설 제공

전세계 주요도시의 상징인 '랜드마크'들이 속속 우리 건설사의 손으로 세워지고 있다. 랜드마크는 대부분 그 도시의 경쟁력과 자부심을 뽐낼 수 있는 최첨단 건물이기 때문에 고도의 시공기술과 함께 축적된 건축 노하우가 없으면 건설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랜드마크 건설=세계적 건설사'라는 공식이 성립해 전세계 일류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전쟁터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에 세워진 '마리나베이 샌즈(MBS) 호텔'은 지난해 준공되자마자 '21세기 건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쌍용건설을 일약 해외 건설부문의 강자로 등극시켰다. 동쪽 건물이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진 채 올라가다 서쪽 건물과 23층(70m)에서 합쳐져 57층까지 올라가고, 꼭대기는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전망대와 수영장, 레스토랑, 산책로 등을 갖춘 휴식공간)'로 연결되는 비정형적 디자인이다.


2007년 이 호텔 건설을 위해 세계 14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했지만 최종 초청된 곳은 쌍용건설을 포함해 일본, 프랑스, 홍콩의 건설사 4곳뿐이었다. 이 중 두 곳은 시공 방법을 찾지 못해 중도 포기했으며 나머지 1개사도 공기를 단축하는 공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쌍용은 교량 건설에 쓰이는 특수 공법을 이용, 설계 원안대로 공사를 수행하면서도 적정 공사기간 48개월을 27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공사금액은 약 9,000억으로 당시 해외 건축 프로젝트 최대 규모였다.

828㎙로 세계 최고(最高) 건물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작품이다. 삼성물산은 역시 부르즈칼리파를 건설하는 데 3일에 한 개 층을 올리는 층당 3일 공법을 비롯해 지상 601㎙까지 고강도 콘크리트를 굳지 않도록 빠른 속도로 쏘아 올리는 콘크리트 압송기술, 인공위성을 이용한 수직도 관리, 무게 430톤, 높이 143㎙의 대형 첨탑을 지상 700㎙에서 밀어 올리는 첨탑리프트업 공법 등 각종 최신 공법을 개발ㆍ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국내 실내건축 전문업체 희훈디앤지가 부르즈 칼리파 전망대와 로비의 인테리어 공사를 전담했고, 부르즈 칼리파의 대미를 장식한 첨탑 역시 경남 사천시 소재 EEW코리아의 작품이다. 삼성은 이런 실적에 힘입어 올해 45억달러 해외 수주액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갈아치웠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도 국내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호치민 중심가에 지하 3층, 지상 68층(270㎙) 규모로 자리잡고 있으며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기본 개념으로 설계돼 2009년 10월 준공 후 바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현대는 그 동안 베트남에서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 등 12건의 시공 능력을 인정받아 이 공사를 수주 받을 수 있었다. 현대는 이 빌딩 외에도 6억7,150만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사우스 비치 복합빌딩 개발 공사를 8월에 수주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발주된 건축공사 중 최대 규모로 썬텍시티를 비롯해 고급 오피스와 호텔이 밀집한 비치 로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김승준 쌍용건설 해외사업본부장(부사장)은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유수의 랜드마크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면서 국가 이미지 제고와 함께 한국 건설업계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세계 각국 주요도시들이 새로운 랜드마크 건설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 역시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입력시간 : 2011.09.28 20:16:59수정시간 : 2011.09.29 01: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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