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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트렌치 코트의 계절, 가을이 왔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가을을 실감나게 한다. 가을을 대표하는 아이템은 단연 ‘트렌치코트’다. 트렌치코트는 철이 바뀌는 봄과 가을이면 바람과 습기를 막아주고 가벼워 환절기 전 세계 여성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올 시즌엔 클래식을 바탕으로 한 기본 스타일의 트렌치코트와 다양한 스타일로 변신이 가능한 트랜스포머 트렌치코트가 대세다. 여기에다 다양한 소재와 컬러까지 화려함이 더해졌다. 본격적인 가을, 가을의 ‘잇 아이템(it item)’인 트렌치코트와 함께 멋스러운 가을 여자가 돼보는 건 어떨까.

▶‘잇 아이템’ 클래식한 트렌치코트… 150년 전 탄생

트렌치코트를 처음 만난다면 클래식한 디자인이 단연 선택 1순위다. 황갈색이나 베이지 색상에 무릎을 덮지 않은 기장, 제법 넉넉한 실루엣으로 벨트 디테일이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트렌치코트다. 안에 입는 의상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므로 활용도가 높고 실용적이다. 여성스러운 원피스와 매치하면 단아하고 차분한 느낌을, 셔츠와 와이드 팬츠 스타일링에 함께 입으면 시크하고 세련된 룩을 완성할 수 있다.

지난 시즌 무릎 위로 올라가는 짧은 미니 트렌치코트가 유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는 무릎 길이의 직선적인 실루엣의 트렌치코트가 유행이다. 정통 트렌치코트는 이번 시즌엔 좀 더 완벽한 핏을 살리고 실크 혼방 소재로 외부의 바람과 습기를 막아주는 등 실용성을 높였다. 기존의 딱딱하고 무거운 느낌을 덜어내고 한결 가볍고 시크해진 매력으로 재탄생했다.

흔히 ‘바바리코트’라고 불리는 ‘트렌치코트’의 기원은 약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5년 영국에서 태어난 포목상 토머스 버버리가 낳은 세계적인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대표적인 아이템. 방수효과와 더불어 내구성이 강하고 추위를 막는 데도 제격인 개버딘(Gabardine)이라는 혁신적인 소재를 개발해 코트에 사용했다. 소재가 지닌 뛰어난 내구성 덕에 초반에는 군인들이 입었으며, 그들에게 꼭 맞게 필요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부츠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길이도 길었고 어깨엔 견장과 수류탄을 비롯한 장비를 달 수 있는 D자형 링,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큰 포켓과 활동성을 고려한 벨트도 필수적이었다. 이런 코트를 전쟁이 끝난 뒤 군인들이 집에 가지고 와서 평상복으로 입기 위해 길이를 줄이고 조금씩 변형해 여성들도 입게 되면서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이 됐다.

▶변형된 트렌치코트로 ‘엣지’ 있게… 소재도 컬러도 다채롭네

기본 스타일이 다소 지루하다면 변형된 트렌치코트에 눈을 돌려보자. 베이직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가 각지고 매니시한 느낌이라면, 변형된 트렌치코트는 러플(물결 모양의 자연스러운 주름) 디테일이 있거나 칼라 부분이 둥글게 처리돼 보다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한 것이 많다.

기후에 맞춰 옷의 일부를 탈부착하거나 변형해 입을 수 있는 트랜스포머 패션이 트렌치코트에도 반영돼 라이너의 탈부착으로 보온성을 조절할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부터 탈부착이 가능한 모자, 케이프가 달린 트렌치코트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로맨틱하면서도 러블리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다면, 케이프형 트렌치코트를 추천한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케이프 스타일은 어깨를 살짝 덮는 작은 날개 같은 스타일로 발랄한 느낌을 준다. 탈부착이 가능해 추울 때에는 케이프로 보온성을 높이고, 슬림한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때는 케이프를 떼내면 된다. 떼낸 그대로 원피스형으로도 활용성이 높다.

트렌치코트는 오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베이지와 네이비 컬러 일색에서 레드, 오렌지,카키, 블랙 등 컬러가 다양해졌다. 소재도 면부터 실크, 기능성 소재는 물론 단색 컬러에서 벗어나 패턴이나 애니멀 프린트, 반짝이는 펄 소재의 트렌치코트까지 등장했다.

구김이 잘 가지 않고 가벼운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해 실용성을 더한 트렌치코트도 최근 사랑을 받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m.com
2011-09-22 11:37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