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시각

'클라우드 글꼴' 서비스를 아시나요

온라인으로 디지털 서체를 제공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글꼴' 서비스가 등장해 주목된다.

모바일, PC 단말 환경에 쓰이는 글꼴이 사용자 경험(UX)을 좌우하는 요소로 알려지면서 업계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업체들도 기존과 다른 한글 글꼴을 제품과 서비스에 도입하는 추세다.

일본 서체 개발업체 '모리사와'는 자사 글꼴을 웹브라우저에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폰트서비스 '타이프스퀘어(TypeSquare, 가칭)'를 연내 출시한다고 이달초 밝혔다. 타이프스퀘어는 웹표준으로 구현되는 '웹폰트' 기술에 기반한다.

▲ 구글 웹폰트 서비스 시작 화면. 화면상에 나타난 모든 글꼴이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다.

웹폰트는 브라우저에 구현된 기능을 통해 온라인에서 글꼴 형태를 전달받아 글자를 표시하는 서비스다. 관련 표준을 지원하는 브라우저를 통한다면 운영체제(OS)나 단말기 형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접속할 때마다 글꼴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기에 시스템에 고정적인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클라우드 글꼴'이라 불리는 이유다.

■왜 유용한가? 
 

◀ 구글 웹폰트가 초기 제공한 글꼴
 
클라우드 글꼴은 사용자가 브라우저가 해당 웹표준만 지원하면 나머지 작동 환경이나 단말기 특성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다.

기존 디지털 글꼴은 OS에 깔아서 사용해야 하는 일종의 '설치형 소프트웨어' 제품이었다. 대부분 글꼴이 윈도, 매킨토시, 리눅스 등이 함께 지원하는 파일 형식으로 배포되지만 쓰이는 플랫폼에 따라 다른 점도 있다. 즉 사용 환경이 PC냐 모바일 기기냐 임베디드 환경이냐 등도 신경써야 했다. 한글과컴퓨터 '한글97' 등 특정 프로그램 안에서만 읽고 쓸 수 있는 전용 서체도 있었다.

모리사와의 클라우드 글꼴 서비스를 보도한 한 일본 매체는 "(웹폰트 서비스는) 필요한 데이터를 내려받아 쓸 수 있기에 스마트폰같이 자료저장용량이 적은 단말기에서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측은 이런 웹폰트 기술을 인쇄물과 웹사이트를 엮어 복합적인 기획을 할 때 같은 글꼴을 여러 매체로 사용해 통일감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돌아가나

이 회사가 제공할 웹폰트 서비스는 '웹오픈폰트포맷(WOFF)' 형식을 따른다. WOFF는 이달초 웹페이지를 디자인하는 언어 '캐스케이딩스타일시트(CSS)3' 표준에 권고 후보로 정의된 항목이다. 이와 함께 WOFF를 지원하는 글꼴 파일 구조 'WOFF파일포맷 1.0'이 공개된 상태다.

사이트에 적용하는 방식이 간단하다. 관리자나 디자이너들이 사이트에서 돌아가는 CSS 구문에 포함된 기존 글꼴 지정 경로를 웹폰트 주소로 고치면 된다. 방문자의 브라우저가 웹사이트에서 CSS 내용을 해독할 때 해당 웹폰트가 클라우드 서버에서 전송된다.

제공사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일정기간 웹폰트를 제공하는 대가로 월간 또는 연간 정액제 방식의 과금체계를 만들 수 있다. 아직 모리사와는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국내외 기존 사례들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다.

구글은 지난 2010년 5월 I/O 컨퍼런스를 통해 로마자 글꼴 18종을 무료로 제공하는 웹폰트 서비스 '구글 웹폰트(http://www.google.com/webfonts)'를 선보였다. 현재 제공되는 글꼴은 241종으로 늘었으며 이를 웹사이트에 쉽게 적용하는 디자이너용 툴도 함께 제공한다. 물론 한글 서체는 없다.

구글 웹폰트 서비스는 '웹폰트 로더'라 불리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함께 소개됐다. 이는 웹개발자들이 브라우저에서 상이한 웹폰트 작동방식을 조율하는 코드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 우리글닷컴 웹폰트 서비스 미리보기 화면. 브라우저에서 글꼴 미리보기 기능과 크기 최적화, 기존 MS 굴림체와 비교 등을 해볼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역시 글꼴 관련 기술업체인 '타입키트(Typekit)'와 협력해 나온 것이다. 타입키트는 지난 2009년 11월 구글보다 먼저 유료로 클라우드 글꼴 서비스를 시작했던 회사다. 그러나 당시 서비스 제공 범위는 파이어폭스3.5, 사파리 3.4, IE 5 버전 이상 환경으로 제한됐다.

국내서도 지난 2007년부터 온라인으로 '우리바탕', '우리신문', '우리돋움' 등 한글 글꼴을 유료로 서비스하는 '우리글닷컴'이란 업체가 있다. 이 회사는 글꼴 개발업체 '렉시테크'의 판매법인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환경과 비 IE 환경에 다른 웹폰트 방식을 제공한다.

IE를 위한 기술은 WOFF 웹표준화 이전에 MS가 먼저 구현한 '임베디드 오픈타입(EOT)' 형식으로 제공된다. EOT 포맷은 지난 1996년 IE 4 버전이 지원하기 시작했다. EOT를 개발한 당초 목적은 브라우저 환경이 아니라 MS 오피스 워드 문서에 글꼴을 포함시키기 위해서였다.  

한편 클라우드 글꼴 서비스도 모든 플랫폼을 아우를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민 우리글닷컴 대표는 "아이폰의 경우 브라우저가 시스템에 설치된 기본 글꼴만 쓰도록 고정돼 웹폰트를 받아들이지 않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2011.08.31 / AM 10:02 | ZDNe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