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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기타

[지재권 라운지] 그린디자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이영대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 국장



지난 3월에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매일 주요 뉴스가 되었고 관련 사실은 멀리 떨어진 독일에서도 일기예보 때마다 등장하였다. 이것은 인류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과학기술이 잘못될 경우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이 단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의 공통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다.

지구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실천하는 시민운동으로 그린피스(greenpeace) 같은 국제 환경보호단체를 들 수 있다. 이들은 크게 핵실험반대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운동 등 다양한 방면에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 큰 이슈와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냈고 국제적으로는 교토의정서, 코펜하겐협정 같은 환경규제와 환경협약을 만들어 전 세계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의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일상과 소비생활에서 에너지절약 등을 통한 환경보호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고 기업들은 친환경상품을 앞다투어 내놓게 되었다.

친환경상품으로는 재생종이로 만든 연필부터 물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그린 빌딩까지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자동차는 미국에서 작년 동기대비 52%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환경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은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마케팅의 방편으로 그린과 친환경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환경 의식을 이용하여 돈벌이하는 것을 가리켜 `그린워싱(Green-washing:Green+white washing)'이라 한다.

미국의 친환경 마케팅회사 테라초이스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9년도 미국 내에서 `친환경'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제품 2219개 가운데 진정한 친환경제품은 25개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친환경인 척하여 소비자를 호도하는 `그린워싱' 상품을 찾아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구체적 증거 없이 `그린', `친환경', `고효율' 등의 구호만을 패키지에 새겨 넣고 광고함으로써 환경 파괴적 측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것이며, 또한 인증서와 비슷한 이미지를 부착하여 친환경제품으로 위장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진정한 친환경상품을 찾아내는 방법은 국가기관 등에서 공인된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일이다.

이렇게 상품에 녹색을 칠하고 친환경인척 포장하여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는 상품기획자와 디자이너는 지구를 생각하는 그린 유동층의 감수성을 친환경이나 그린으로 파고들어 매출 증대를 이룩한 이들로 환경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 이처럼 환경 가치보다 경제 가치를 먼저 생각해온 이들이 지구와 환경에 보답하는 일은 진정한 친환경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제품과 서비스의 기획ㆍ개발의 한 가운데 있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그린디자인(Green Design)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친환경 기술정보와 업계의 동향파악이 필수적이라 관련 서비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서는 그린디자인을 지원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정보 가운데 상품의 생산에서 폐기까지 전생애주기의 그린기술을 중소기업과 디자이너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분석하고 가공하여 디자인 맵(www.designmap.or.kr)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친환경상품 개발에 대한 의지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린디자인 기술관련 정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자이너 및 중소기업의 그린디자인 R&D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구환경시대의 친환경 녹색성장은 정부와 민간, 소비자와 기업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앞으로 그린 디자인과 그린 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원활히 공유되고 효과적으로 활용됨으로써 다양한 산업 주체와 소비 주체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와 착한 생산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입력: 2011-08-25 20:20
[2011년 08월 26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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