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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디자인포럼>왜 도시디자인인가...도시브랜드의 유무형 이익 주목해야

지난 2006년 대통령자문 건설기술ㆍ건축문화위원회에서 한국의 도시경관 수준을 전문가 설문 조사에서 한국의 도시경관 품격은 선진국의 70% 미만이라는 평가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국내 건축ㆍ도시ㆍ조경ㆍ환경 분야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결과, 과반수 이상인 62%가 한국의 도시경관 품격이 70% 미만 수준이라고 답변한 것이다.

그외 28%도 70~80% 수준으로 낮게 평가했다. 당시 서울의 국제적 도시브랜드 순위는 세계 44위였고, 경관매력 순위는 54위였다. 이는 중국의 상하이나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당시 도시브랜드 수위를 차지했던 도시는 시드니, 런던, 파리, 로마, 뉴욕 등 세계 유명 도시였다. 경관매력 순위는 파리, 로마, 시드니, 런던, 바르셀로나 등 도시브랜드 순위와 대체로 비슷했다.

이 도시들은 대개 주요 관광도시이자, 도시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탄 도시들이었다. 도시가 국제적 호감도를 가지기 위해서는 매력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매력을 지닌 도시의 원동력은 단연 경관의 아름다움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이나 부산 등 우리나라의 도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안 또한 도시디자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시디자인은 어떤 한 도시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바르셀로나, 요코하마, 파리 등 도시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도시들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수백여년간 도시디자인을 통해 도시의 품격과 매력을 높여왔으며, 현재도 옛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바르셀로나나 요코하마는 도시 주변을 재개발해 도시를 확장하고 새로운 시설을 조성하거나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했다. 두 도시는 모두 수변도시라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바르셀로나 시 당국은 “사람들이 살고 일하기 좋으며, 여행오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기본 방침을 갖고 도시를 꾸몄다. 요코하마시는 일본 최초의 도시디자인실을 1971년 시청에 설치한 후 약 40년간 1000여개의 디자인프로젝트를 수행해냈다.

영국 런던 또한 ‘어번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도심 재개발을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 도시와 새롭게 개발하는 도시의 상호보완 및 연계, 녹화된 공공 광장 확대, 공공시설물 디자인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는 도시를 둘러싼 교통체계를 공공영역으로 삼아 이곳에 녹지벨트를 확충하는 사업을 벌이고, 독일 뒤스부르크는 루르 공업지대 공원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모두 정부 주도로 기존 도시를 다시 디자인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도시들이 저마다 이런 노력을 경주하는 이면에는 도시브랜드가 가져다 줄 유형ㆍ무형의 이익이 자리하고 있다. 제조산업계에서 기술이 평등해진 시대를 맞이해 디자인기업이 최고 강자로 군림하는 양상이 강화되는 트렌드는 도시디자인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말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기존 논리적 지식 중심 사회는 감성 사회로 변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것은 디자인에 달렸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m.com | 2011-08-23 06:59 |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