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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산업

자동차에도 ‘엉짱’이 있다

엉덩이가 예술이네…車 엉짱 3인방의 色 대결


사람뿐 아니라 자동차에도 ‘엉짱’이 있다. BMW 미니, 폭스바겐 골프, 볼보 C30이 대표적이다. 객실과 트렁크의 구분이 없고 트렁크에 문을 단 2박스 승용차로 해치백 모델이다.

해치백은 실용성을 강화한 자동차로 유럽에서 인기다. 하지만 세단(노치백, 3박스 승용차)을 좋아하는 국내 운전자들은 해치백을 ‘꽁지 빠진 새’ 같다며 외면했다.

이 처럼 해치백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부정적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모델은 ‘해치백의 대명사’라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다.

깜찍하지만 레이싱카 혈통에 걸맞게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BMW 미니도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해치백에 대한 인식을 바꿔놨다.

볼보 C30은 볼보 브랜드는 물론 해치백의 뒤태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나이 먹은 사람의 차’라는 볼보의 이미지에서 파격적으로 탈피했고, 차의 뒷모습도 얼마든 지 섹시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국내 출시 모델 중 엉덩이가 가장 예쁘고 각각의 매력도 함께 뽐내는 해치백 3인방을 비교해봤다. 아울러 자동차 뒷모습에 반영된 디자인 철학도 정리했다.   


◆BMW 미니 - 큐티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인 미니(MINI)는 작고 깜찍하다. 개성 강한 자동차로 항상 변신을 시도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미니란 이름도 ‘미니어처’에서 가져왔다. 그래서 20~30대 여성들이 좋아한다.

하지만 미니는 야성을 숨기고 있다. 미니 JCW는 1960년대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미니의 전통적인 레이싱카 혈통을 이어받은 모델로 유명하다. 그래서 남성들이 좋아한다.

뒤태도 마찬가지다. 10대 소녀처럼 귀여운 여성미가 엿보이지만 눈여겨보면 남성미도 함께 지녔다. 전반적으로 근육질의 볼륨감을 갖췄다.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부터 트렁크, 범퍼에서 보여주는 수평 라인은 깔끔하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따라서 경차 크기의 아담한 소형차이지만 당찬 모습이다. 다부진 몸매의 ‘미소년’ 이나 ‘체조 선수’이미지도 풍긴다. 


◆볼보 C30 - 섹시


볼보가 ‘나이 먹은 사람의 차’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파격적인 디자인을 처음으로 시도한 차다. 해치백을 바라보는 시선도 ‘꽁지 빠진 새 같다’는 놀림에서 ‘엉덩이가 예쁜 차’라는 찬사로 단 번에 탈바꿈시켰다.

올해 새로 출시된 뉴 C30은 체구는 작지만 육감적인 몸매가 눈에 띈다. 뒷모습은 더욱 섹시하고 볼륨감 넘치는 엉덩이가 됐다. 테일 게이트는 굴곡 있는 라인들을 적용해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타원형의 유리 한 장으로 구성된 테일 게이트는 시원하면서도 육감적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미래지향적이기도 하다.

전방 스키드 플레이트, 측면 스카프 플레이트 등 액세서리 키트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도시적인 이미지다. 사람으로 치자면 ‘힙 업(UP), 볼륨 업(UP)’인 된 셈이다. 


◆폭스바겐 골프 - 단아


골프는 1974년 탄생 이후 2600만대 이상의 누적판매대수를 기록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세대가 바뀔 때마다 자동차 메이커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왔다.

1974년 최초 탄생한 1세대 골프는 세계 최초로 해치백이라는 콘셉트를 적용해 ‘골프 클래스’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출했다. 해치백의 역사를 이끌어낸 세계적인 명차 이미지는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세대 골프는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는 독일 디자인의 전형으로 손꼽힌다. 뒤태도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독일 기능주의 디자인을 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유’를 가미했다.

이로써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오래 봐도 지겹지 않다. 유행에 매몰되지 않고 흐트러지지도 않는 정갈함과 간결함, 그리고 여유가 함께 만들어낸 미덕이다. ‘단아’한 매력이 돋보인다. 

골프 1~6세대 

◆엉덩이 철학

자동차는 앞과 뒤가 다른 디자인 철학으로 만들어진다. 앞모습은 도로 위에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보는 경우가 많아 강렬한 첫인상을 중시한다. 이를 위해 수직선이나 ‘V’ 형태로 디자인한다.

반면 뒷모습은 뒤차의 운전자가 오랫동안 관찰하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면서 싫증도 나지 않는 디자인으로 구성된다. 수평선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치백 모델도 이 ‘엉덩이 철학’을 충실히 반영했다. 수평선으로 안정감을 주면서 부드러운 곡선으로 볼륨감과 함께 질리지 않고 여유로운 감성을 추구한 것이다.

[매경닷컴 최기성 기자] 

볼보 C30 신형(왼쪽)과 구형  

미니 JCW 패밀리 

[ⓒ 매일경제 & mk.co.kr] |2010.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