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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사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 선비문화와 목가구전


【부산=뉴시스】= 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는 오는 27일까지 조선시대 선비들의 공간이었던 사랑방의 목가구들을 볼수 있는 '선비문화와 목가구전'을 연다고 8일 밝혔다.

전시는 우리 선조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목가구와 장식물 등 80여 점이 전시된다. 단순하면서도 격조 높은 조형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전시는 문화재위원인 박영규 용인대 교수의 총기획 아래 조선시대 선비가 뜻을 두었던 유교적 이념을 바탕으로 추구했던 청렴한 정신과 청빈한 삶이 실제 선비가 기거했던 사랑방에서 사용했던 목가구와 장신구를 주로 전시한다.

선비들의 생활공간인 사랑(舍廊)은 주인이 거처하는 방이면서 손님을 맞는 응접실 역할을 동시에 했다. 남녀유별의 이념으로 남성과 여성의 생활공간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 여성들이 생활했던 안채가 가정의 중심이 되는 곳이었다면, 남성들의 공간인 사랑채는 학문을 논하고 후배 양성과 친분교류,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곳이었다.

따라서 안채는 따뜻하고 온화한 분위기와 함께 여성의 취향을 살려 화사하고 밝게 꾸미는 반면, 사랑채는 선비들의 인격을 수행하고 학문을 닦는 정신적인 면이 강조된 검소하고 안정된 공간 구성이 필연적이었다.

두 공간에서 사용되는 가구들은 그 형태와 용도에 따라 형식, 구조, 재질, 무늬결, 비례, 색채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서로 독특하게 발전되어 왔는데 이는 한국 목가구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커다란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한옥 구조에 알맞은 사랑방 가구는 천장의 높이와 앉은 키에 맞춰 낮게 제작됐고, 좁은 폭을 고려해 주로 벽면에 설치 사용하도록 발달했다. 복잡하고 큰 것보다는 아담하면서도 정리된 선과 면들로 짜인 형태가 많다.

사랑방은 가부장의 단순한 생활 공간일 뿐 아니라 그 집안의 품격 및 재력까지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며, 강희언이나 김홍도의 풍속화에서 보여지듯이 선비들이 교유하며 시를 즉흥적으로 짓고 취미 생활도 하는 사교적인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선비가 추구했던 유교적 덕목과 이를 실생활에서도 엄격히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정신을 잘 나타내는 사랑방 가구를 중심으로 기획됐다"면서 "목가구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좀처럼 보기 힘든 전시로, 다양한 목가구와 장식물을 통해 가깝지만 먼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경민 기자 yulnetphoto@newsis.com
뉴시스 | 기사입력 2010-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