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패션

[style&] 통바지 입고 웨지힐 신고, 봄이 온다

패션 전문가들이 입 모아 꼽는 ‘복고의 여왕’ 아이템 10
 
패션계에서는 흔히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부르는 물건들이 있다.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반드시 지녀야 할 옷이나 가방, 신발 등을 말한다.

‘1970년대 무드’가 트렌드의 대세로 떠오른 2011년 봄, 남 부끄럽지 않게 날 수 있는 10가지 아이템을 소개한다. 명품·SPA·내셔널 브랜드 MD와 홍보담당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물건들인 만큼 거리를 나설 때마다 무릎 ‘팍’ 치게 될 거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 제공=각 브랜드

1 와이드 팬츠, 기왕이면 하이웨이스트 청바지

바지는 가장 손쉽게, 하나 가장 극명하게 스타일 변신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색상이 흐리고 통이 넓은 청바지를 용케 옷장에 갖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효녀 아이템이 될 터. 지난해까지 입었던 스키니진을 버릴 때 ‘70년대 스타일이 촌스럽다’는 생각도 함께 버리자. 구찌를 지배했던 천하의 톰 포드조차 자신의 이름을 단 레이블의 첫 쇼를 70년대 풍으로 열었으니까. 패션계를 지배하는 파워 디자이너들이 70년대를 보고 들으며 성장한 이들인 이상, 또 요즘 가장 핫한 디자이너들이 90년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받은 ‘톰 포드 키드’인 이상, 70년대 감수성은 현재진행형이다. 패션은 단 한번도 촌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루이뷔통

2 플레어 풀 스커트 입고 ‘봄 처녀 놀이’

지난해 루이뷔통과 마크 제이콥스에 열광했다면 올해는 더 흐뭇해질 것이다. 더 여성스럽고 예뻐진 풀 스커트들이 봄꽃들처럼 거리를 꽃피울 테니. 눈은 컬렉션으로 높이고, 지갑은 SPA 브랜드에서 여는 당신. SPA치고는 베이직한 자라와 갭에 들러보자. 무릎을 덮는 길이가 무난하지만 더 길어도 상관없다.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

3 도트 & 스트라이프, 애니멀 & 기하학 패턴

도트와 스트라이프를 주제로 한 프라다와 미우미우 컬렉션은 가슴을 흔들었다. 이 두 가지 패턴은 내 평생의 홀릭 아이템. 드디어 옷장을 뚫고 세상으로 진군하라는 출격 명령을 받은 거다. 복잡하고 정교한 덩굴무늬나 기하학무늬 매니어들도 커밍아웃할 때가 왔다. 지난해 사뒀던 호피·표피·뱀피 아이템을 아직 다 쓰지 못했다면 이번 봄까진 재사용이 가능하다. 여기 새롭게 등장한 건 루이뷔통의 얼룩말무늬. 흑백의 컬러 매치가 도시적이면서도 섹시하니 차도녀에게도 응용 가능하다. 미우미우

4 여자들의 친구, 퍼프 소매 리본 블라우스

어린 시절 멋 부리고 찍은 사진 속에서 엄마도 나도 이런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크림색부터 초록색, 다홍색, 분홍색(핫핑크)까지 색깔도 화려했다. 풀 스커트에 보석 브로치까지 달고 있었던 과거가 부끄럽다고? 아니다. 그것이 올봄 스타일링의 정석이다. 블라우스의 소재는 실크나 새틴이어야 한다. 그래야 리본도 살고 스타일도 산다. 리본은 언제나 우리들의 친구다. 입생로랑

5 보헤미안 태슬

지난해 ‘메리는 외박 중’을 즐겁게 보았다면 실전에도 응용해 보자. 러블리 보헤미안 스타일로 자유롭게 섞어 입을 때 가장 활용도 높은 것이 니트다. 무언가 짜고 꼬고 하는 느낌이 난다면 일반적인 면·모·아크릴 소재가 아니어도 된다. 태슬(술)이 길게 늘어진 판초나 가방, 부츠를 매치하면 더욱 멋지다. 로베르토 까발리

6 도시의 사냥꾼을 위한 스웨이드 사파리 재킷

이번 시즌의 영웅은 입생 로랑. 그의 발명품 중 하나인 사파리 재킷에 대한 오마주도 여기저기서 선보였다. 사파리는 도시의 사냥꾼을 위한 유니폼으로도 손색없다. 소재 면에서는 몇 시즌 전부터 가죽인지 모를 정도로 섬세하게 가공된 가죽이 각광받고 있다. 올해는 그중에서도 스웨이드의 활약이 눈부실 거란 예측. 해답은 스웨이드 사파리다. 도시적인 출근복으로도 주말 나들이의 보헤미안룩과도 잘 어울린다. 바바라 부이

7 네온 오렌지·트로피컬 컬러로 ‘미친 존재감’

"다른 색깔은 지겹게만 보일 정도로 네온에 푹 빠졌다” 크리스토퍼 케인도 고백했다. 덕분에 어지간한 꽃은 명함도 못 내미는 화려한 봄이 될 전망. 하나 패션피플들이 집단 서식하는 축복받은 사무실이 아니라면 이러고 출근해서 좋은 소리 못 듣는다. 필요한 건 액세서리.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네온 컬러 액세서리 하나 장만하도록 하자. 디올

8 알렉사 언니의 잔꽃무늬

유행에 민감한 일본 시부야를 점령한 건 소녀시대만이 아니다. 알렉사 청의 할머니 옷장에서 꺼낸 것 같은 잔꽃무늬 원피스도 마네킹마다 입혀졌다. 이 역시 SPA 브랜드와 동대문에서 쉽고도 창의적으로 카피할 수 있는 아이템이니 부담 없이 한 벌 장만해두자. 코데즈컴바인

9 펑크 스터드

스터드가 박힌 재킷과 벨트, 몇 시즌째 ‘마이 웨이’를 걷겠다는 발맹만이 아니라 버버리프로섬마저 이런 걸 들고 나왔다. 자유롭고 실용적이면서도 살짝 들뜬 70년대 분위기의 한쪽엔 펑크가 있다. 너무 격렬하게 취향을 드러내기 민망할 때는 벨트만 두르자. 수퍼걸들의 별무늬도 올해의 핫 패턴. 먼 나라 퍼스트레이디의 팔뚝과 발목에서 타투를 발견할 때와 같은 흥분을 내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다. 왜냐고? 새해니까. 미우미우(가방), 버버리프로섬(벨트)

10 웨지힐 아니면 플랫슈즈

극단적인 충고일 수 있겠다. 웨지힐이 아니면 플랫슈즈라니. 하나 진짜다. 투박한 웨지힐에 스트라이프를 둘러 소니아 리키엘·폴 스미스 못지않은 유머감각을 뽐낸 프라다를 참고하라. 아니면 번쩍번쩍하는 페이턴트 플랫슈즈에 호피무늬를 얹은 루이뷔통을 카피하라. 이런, 얘기해놓고 보니 모두 천재들의 솜씨네. 70년대를 리메이크하려면 이 정도 감각은 곁들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어쨌든 70년대는 진정한 천재들의 세기였으므로. 프라다(웨지힐), 루이뷔통(플랫슈즈)

이진주 기자 [meganews@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1.01.05 00:17 / 수정 2011.01.05 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