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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디자인은 파격적, 내용은 전통적

중앙일보 베를리너판 평가 토론회 
 

▲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10일 열린 ‘신문판형 전환에 따른 콘텐츠 생산전략 평가’ 세미나에서 이종숙 고려대 정보문화연구소 박사가 중앙 판형 전환 후 사진 편집 변화를 설명하며 천안함 사건을 다룬 4월16일자 중앙일보 1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가 베를리너판 전환 이후 파격적인 디자인과 사진 배치를 선보였으나 내용에서는 여전히 전통적 저널리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1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신문 판형 전환에 따른 콘텐츠 생산전략의 변화와 평가’ 세미나에서 허은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디지털영상디자인과)는 기조발제 ‘신문 판형 전환에 따른 콘텐츠의 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허은 교수는 베를리너판 전환 후 1개월과 1년 후 중앙의 종합 1면을 분석한 결과 총 기사 수가 평균 2개로 줄어든 대신 전면 사진, 전면 기사 등 베를리너판만의 자유로운 편집이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진은 “판형 전환 이후 가장 주목받는 요소”라며 지면에서 사진의 크기 및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다양한 형식이 시도되는 등 시각적 효과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신문 사진이 단순한 본문 기사의 예시적 증거가 아니라 독자에게 정서적으로 소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환경에서 감각적 상호작용에 익숙한 독자들이 요청하는 신문의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내지 편집에 대해서는 “대판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시도되면서 확연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펼친 면 레이아웃은 ‘보는 신문’을 요구하는 비주얼 리더들을 겨냥한 편집으로 기존 내지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 영역에서는 전환 후 1면 정치 뉴스 비중이 오히려 더 커졌으며 경성·연성뉴스 비율이 3대 1로 벌어지는 등 유의미한 변화를 볼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기사 스타일에서도 “서사형, 관점형 등 새로운 기사 스타일 대신 정통적 역피라미드형이 월등하게 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허 교수는 “중앙의 판형 전환은 한국 신문의 변화, 앞으로 지형에도 주목되는 현상”이라며 “판형 변화에 따른 신문 콘텐츠 변화가 뉴스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남은 숙제로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경모 연세대 교수(언론홍보영상학부)는 “신문업계가 위기를 아웃소싱 등 소극적 방식으로 대처하는 데 반해 판형 전환이라는 과감한 자세를 취한 것은 주목된다”며 “판형 변화 속에 새 저널리즘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김태용 경희대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제2발제 ‘대학신문 판형 변화에 대한 독자들의 평가’에서 학보가 베를리너 판형으로 전환한 4개 대학 학생 3백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83%가 판형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공개했다. 
 
2010년 09월 15일 (수) 15:09:26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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