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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디자인에도 책임의식 필요하다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혁명/데이비드 B 버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가 사는 환경을 살 만하지 못한 곳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혁명'은 이런 사례들을 들어가며 '책임있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식이다. 우선 미국의 콜라회사. 이 회사는 자사 상품의 고유 디자인이 포함된 간판을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탄자니아 구석구석에 설치했다. 학교와 병원은 물론이고 국가 공인 도로표지판까지 1년에 200달러의 비용으로 점령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말라리아로 죽어가는 5세 미만 어린이가 해마다 8만 명에 이른다. 콜라 한 병 값이면 항말라리아 약을 살 수 있는 데도 말이다.

투표용지 디자인도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선거의 나비 모양 투표용지. 헷갈리게 디자인된 용지 탓에 앨 고어 대신 조지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이는 결국 미국의 교토의정서 불참과 이라크 침공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단지 디자이너들만의 얘기라고? 컴퓨터 바탕화면을 디자인하고 휴대전화 벨소리를 디자인하고 자신의 블로그를 디자인하는 현대인들은 모두 디자이너이다. 데이비드 B 버먼 지음/이민아 옮김/시그마북스/228쪽/1만5천원.

김희돈기자 happyi@ 
부산일보 | 19면 | 입력시간: 2010-09-04 [16: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