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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디자인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21〉대안적 시도 작가를 소모품 취급하는 시장 주류들에 대한 ‘소박한 항거’ 딘스타크 아벤트(Dienstag Abend) ‘딘스타크 아벤트(Dienstag Abend)’. 이름 그대로 화요일 저녁 하루 만에 시작되고 끝이 나는 독특한 형태의 전시라고 했다. 빈에 위치한 Ve.Sch(베쉬)라는 대안공간에서 작년부터 화요일마다 꾸준히 진행되어 오고 있는 행사다. 몇 달 전 참여 의사를 묻는 연락을 받고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다가 결국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수락한 터였다. 전시장의 규모가 크든 그렇지 않든 2∼3일의 짧은 준비 기간 만에 순발력 있게 장소특정적인 작품을 해냈다가 거둬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매력적인 시도로 생각이 됐다. 베쉬의 운영자금 중 일부를 마련해주는 바. 나머지는 베쉬에 전시됐던 작품들. ves..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 〈11〉 공격받는 예술 작품 만들 때 실험정신·대중기호 접점 모색 바람직 얼마 전 워싱턴 국립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던 고갱의 작품 ‘타히티의 두 여인’에 한 중년 여성이 달려들어 외설적인 이 그림을 없애야 한다고 외치며 작품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고 주먹으로 부수려는 시도를 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사명감에 들떠 설치던 여성의 이름은 수잔 번스. 그녀는 고갱은 악마이고 그 그림은 불살라 버려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여러 이유로 많은 예술작품이 빈번한 공격을 받아왔다. 렘브란트의 유명한 그림 ‘야간 순찰’이 여러 번에 걸쳐 난도질을 당하거나 산(酸·acid)을 덮어썼고 미켈란젤로의 조각 ‘피에타’의 성모 마리아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는 자가 휘두르는 망치에 코와 눈이 날아가기도 했다. 오귀스트 로댕의 ‘생..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10〉 차용과 표절 “내 작품 무단도용 말라” “예술적 재구성일 뿐” 차용미술 둘러싼 ‘동상이몽’ “지금까지 예술가들의 권익을 위해 힘써 오신 분께서 제 이미지를 출처 표기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시다니 놀랍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진가 모튼 비비는 자신이 찍은 사진 ‘다이버’가 콜라주 작품 ‘풀’에 사용된 것을 보고 로버트 라우센버그에게 정중히 서신을 보냈다. 하지만 라우센버그는 그동안 그가 작품에 삽입하거나 변형해 넣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보며 행복감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내용의 감사 서신을 수없이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비비의 반응에 그 자신이 놀랐다는 의외의 답을 보내왔다. ◇패트릭 카리우의 사진집 ‘예스, 라스타’에 수록된 사진(왼쪽)과 해당 사진을 차용한 리처드 프린스의 ‘카날 존’ 작품. 2년 반을 끈 저작권 ..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8〉이익과 분배 현실세계선 상업화와 타협 불가피…피카소조차 후원자 관계 위해 노력 죽어라 일해서 당신 배나 불려준 꼴이라니! 현대미술 시장의 역사적인 순간이었던 1973년 10월 18일 소더비경매장 경매에 부쳐졌던 스컬의 컬렉션은 224만2900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마감되었다 그리고 바로 이날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부터 팝아트를 이끌었던 대표작가 중 한 명이었던 라우션버그는 그동안의 후원자이며 컬렉터였던 로버트 스컬과 결별했다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서 불가능한 육체적 죽음’ 데미언 허스트 1991년 작 불과 하루 전의 인터뷰에서 스컬 부부는 다른 지원활동이 전혀 없던 어려운 시기부터 젊은 작가들을 후원해 온 기적 같은 존재라고 칭찬해 마지않던 라우센버그가 경매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구세주였던 컬렉터 스컬을 거칠게 떠밀..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7〉가난과 예술 예술 관련 자본 커진 만큼 예술가 지원 방법 재점검 할때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다. 곧 왜곡된 사실로 밝혀지긴 했지만 그녀가 ‘남은 밥과 김치’를 부탁하는 쪽지를 써놓고 굶어죽었다는 얘기에 적잖은 사람이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여파로 ‘공연예술인 경력인정 공동대책 위원회’가 출범했고 ‘예술인 복지 지원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그녀의 죽음이 자살이었든 ‘사회적 타살’이었든 간에 그 죽음을 계기로 예술인의 처우가 개선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통’, 크리스토발 로하스, 1886년 작. 베네수엘라 출신 화가. 결핵 등의 질병을 앓는 환자와 그를 둘러싼 사회의 관계를 표현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지금껏 예술계는 죽음과 너무도 친숙했다. 수많은 예술.. 더보기
[정호진의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서]〈4〉 장인과 예술가 예술 vs 실용… 서로의 영역 존중하며 상부상조 오래전 말 안장을 만들던 장인이 있었다. 안장 만드는 기술이 무척이나 뛰어났던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몇 세기에 걸쳐 만들어져오던 전형적인 안장이 아닌 ‘현대적’인 형태의 안장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마침 도시에서는 분리파 운동이 한참 벌어지고 있었는데 이 운동이 ‘현대적’이며, 개성 넘치는 예술적인 수공업을 주창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장인은 자신의 안장 중 제일 잘 만들어진 것으로 골라 들고 운동을 앞장서 이끌던 대학 교수를 찾아간다. “교수님, 이 운동이 추구하는 바는 소문으로 들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인데, 현대적으로 세련된 작업을 하고 싶어요. 교수님 보시기에 이 안장은 어떤가요?” ◇‘DING DONG BAT’(.. 더보기
홍대미대 다모였다 '프리스타일,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 권기수 ‘무제’(130x130㎝·2009) 【서울=뉴시스 2010-05-05】유상우 기자 =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HOMA)이 10일부터 6월18일까지 올해 첫 기획전 ‘프리 스타일: 예술과 디자인의 소통’을 연다. 회화와 설치를 비롯해 조각, 사진, 공예, 디자인 등 매체 자체 속성의 잠재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을 전시한다. HOMA는 “홍대 미술대학 출신의 역량있는 작가들을 초대해 미술과 공예, 디자인 등 다양한 미술 장르를 소개한다”며 “예술작품과 디자인의 영역이 모호해지면서도 각각의 전공분야에 속해 있는 매체적 속성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시도하는 다양한 시각언어와 결과물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작가는 배병우 곽남신 이정진 김두섭 이경 이헌정 유국일 차소림 나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