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환경

환경디자인을 통한 범죄예방 ‘셉테드’

범죄는 사회가 형성되면서 사람의 곁을 떠난 적이 없는 실로 두렵고 무서운 존재이다. 범죄를 해결하는 방안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사람의 생각을 바꾸거나 범죄의 원인이 되는 장소를 찾아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바꾸어 주는 것이다.

범행기회를 제공하는 환경을 바꾸면 일정부분의 범죄를 낮출 수 있다. 환경설계를 통하여 범죄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선진국형 범죄예방기법을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라고 한다. 셉테드는 자연적 감시, 자연적 접근통제, 영역의 명확화, 활용성 증대, 시설의 유지관리를 기본 원리로 설계시 적용하게 된다.

어떤 공간이 황폐화되거나 버려진 듯한 인상을 주게 되면 이 장소에는 범죄인들이 모여들게 된다. 공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범죄율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는 것이다.

오스카 뉴먼이라는 학자는 어느 두 마을의 주민생활 수준이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범죄 발생 수는 3배정도 차이가 나는 현상에 의문을 품고, 두 마을의 공간디자인이 범죄 발생율 차이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제이콥스라는 학자는 ‘거리의 눈’을 통해 거주자와 통행자로부터 특정 공간이 자연적 감시를 받도록 영역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국 등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범죄환경을 예방할 수 있도록 셉테드 조례를 명문화하고 범죄예방을 위한 방범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의 대표적 달동네인 염리동은 서울시가 범죄예방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셉테드를 적용한 결과 범죄 두려움이 개인은 9.1%, 가족에 대하서는 13.1% 줄어들었고, 지역에 대한 애착은 13.8% 증가했다. 노후한 단독주택 지역, 재개발 지역들이 범죄에 더 취약한 만큼 도시정비 사업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대표적 사례이다.

현대 사회에서 국가의 경찰력만으로는 범죄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법적인 사후 처리보다는 셉테드와 같은 사전예방이 범죄를 막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셉테드에 대한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적용시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범죄로부터 안전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범죄환경예방전문가 양성과 자치단체의 셉테드 관련 조례 제정, 적극적인 예산지원 그리고 지역구성원과 범죄예방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는 협력치안활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투데이 춘추] 현동훈 예산경찰서 생활안전과  

데스크승인 2014.01.20  지면보기 |  21면  충청투데이 | cctoday@cctoday.co.kr    
ⓒ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