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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시각

칼럼-2012년은 무조건 이 색(色)이다

[패션저널:박윤정 기자]색(컬러/color/色)은 정치,경제, 문화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패션을 경제와 문화의 카테고리 속의 한 분야로 묶을 때 패션에서 컬러의 상징은 큰 비중을 점한다.

그래서 다음 해의 유행 트렌드를 전망할 때 컬러가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컬러는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산물이기도 하다. 경제적 풍요 등 안정된 삶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컬러가 패션 트렌드에 반영되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자연재해 등으로 삶이 어려워져도 컬러에 영향을 미친다.

2012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깊고 자연재해도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 2012년에는 레드 오렌지 같은 밝은 색 컬러가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레드, 블랙, 화이트 같은 원색도 인기를 끌 것이라고 한다.

밝은색, 강렬한 색상, 단조로운 색을 선호할 것이란 전망은 올해 정치.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 허지만 이같은 전망이 꼭 실물 정치와 경제에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여서 컬러 트렌드가 100%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컬러의 흐름이 시대 조류를 먼저 반영한다는 점 때문에 컬러 트렌드가 정치, 경제, 문화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보는 것 같다. 따라서 패션과 컬러도 정치, 경제, 문화의 2012년 전망과 함께 그 흐름을 따를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올해 정치의 경우 미국 대통령 선거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우리나라는 총선까지 맞물려 있어 그야말로 정치의 해로 봐도 될 것 같다. 정치 속의 컬러는 나라 마다 다양하다. 미국은 보수당인 공화당의 상징적인 컬러가 빨강(빨간)색이고 진보당인 민주당은 파랑(파란)색을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독일의 경우 과거 나치당이 빨강색을 사용했기 때문에 국민이나 정당 모두 빨강색을 금기시하며 선호하지 않는 색으로 취급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가장 선호하는 색이 빨강색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보수층 지지기반이 높은 새누리당이 최근 빨강색(일부 파랑색)을 채택했고, 반대로 민주당은 초록색(과거 열린우리당은 노랑색)이다. 이들 당 외에도 군소 정당들이 자신들을 대변하는 컬러를 지정해 내세우고 있다. 물론 사람들이 선호하는 컬러만 보고 정치적 성향이 같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지만 굳이 색깔로 구별하면 그렇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빨강색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해방 이후 좌우 이념적 대결과 6.25전쟁(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빨강색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지만 한-일 월드컵 열기가 높았던 2002년 이후 붉은 악마의 빨강색 티셔츠 유행 이후 거부감이 줄었다.

총선과 대선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빨강과 초록, 노랑색 등이 거리를 뒤덮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던 관계없이 2012년은 각 정당들이 상징하는 깃발과 단체복, 선거용 플랫카드 등이 거리를 누빌 것이기 때문에 유행과는 관계없이 이들 컬러들이 각광받는 한해가 될 것 같다.

경제의 경우 2012년 유가인상과 실업율 증가 등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돼 레드, 블랙, 화이트 등 밝은 원색이 유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다자간 FTA 확대 등으로 무역 장벽이 없어져 세계 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 부터 지속된 유럽발 금융 위기와 세계적인 추세인 실업률 증가 등으로 체감경기가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경기 침체에서 벗어 나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컬러 트렌드에 반영 돼 밝고 강렬한 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불황이 확대될 경우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가 짧아 진다거나 남성들의 헤어 스타일이 짧은 스포츠형이 유행 한다든지 하는 것은 대부분은 속설이긴 하지만 이런 속설이 유행에 반영 됐듯 컬러도 이런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패션 트렌드 정보사들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에는 핑크 계열의 색이 각광 받았지만 2012년에 유행할 컬러로 오렌지색을 꼽고 있다. 오렌지색 가운데도 붉은 색이 강한 레드 오렌지가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레드 오렌지는 타오르는 듯한 태양 빛(정열)과 그 태양열 아래 익어가는 달콤한 오렌지(밝음, 선명함)를 연상시킨다.  또한 오렌지색은 발랄함과 명랑함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패션 트렌드 정보사와 컬러 전문가들은 오렌지색 계열(핑크색+연두색)이 경기 침체와 실업 증가 등으로 시름하는 전 세계 경제에 활력소- 즉 암울함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해독제가 될 것 이라며 오렌지색의 유행을 예고한 것이다. 국제유행색협회 같은 단체도 이미 2년전에 유행을 예측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오렌지색이 가진 특유의 튀는 성향 때문에 유행을 주도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따라서 유행색이 바로 상품 구매력과 바로 연결 된다고 봐서는 안될 것이다.

오렌지색은 1920년경에 큰 인기를 누렸고 1960년대와 1980년대에 유행의 중심색으로 반짝 등장 했었지만 이후 이렇다할 중심색이 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유명 디자이너와  일부 명품 브랜드에서 오렌지컬러의 상품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오렌지색의 유행이 기정 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지만 오렌지색과 함께 2011년에 이어 비비드한 컬러가 여전히 인기를 누릴 것 같다.

그런데 오렌지색은 면 등 천연섬유 소재 보다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같은 화학섬유(화섬) 소재에서 제 색깔을 내기 때문에 티셔츠나 속옷 같은 품목 보다는 겉옷품목 혹은 아웃도어 품목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남성복 보다는 여성복 분야에서 강세를 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렌지컬러의 유행은 아웃도어에서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1년(시장규모 3조5천억원 추정)에 이어 2012년에도 4조원대 규모로 확대되며 신규 브랜드 런칭과 함께 더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될 것 같다.

아웃도어의 경우 레드, 오렌지, 블루 등의 비비드한  컬러류가 주류를 이루었던 만큼  오렌지컬러가 유행을 주도해 나갈 경우 아웃도어에서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대한민국 유명 산과 유원지 등에서 레드 오렌지색 아웃도어의 물결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을 것 같다.[이 글은 "블랙야크" 사보에도 게재됐습니다](패션저널&텍스타일라이프 ⓒ세계섬유신문사)뉴스일자: 201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