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esign Trend/시각

미술계에도 한류바람 일으켜야죠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법인화 대비 재정자립도 향상방안 밝혀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서울관을 개관하고 청주에 '국립미술품수장ㆍ보존센터(가칭)' 건립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술관의 법인화에 대비, 후원회를 곧 발족하고 미술 한류 마케팅에 나서는 등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데도 힘쓰겠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여성 수장을 맡은 지 1개월이 된 정형민(60ㆍ사진) 관장은 21일 덕수궁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년 임기 동안의 주요 추진과제를 설명했다.


과천 본관과 덕수궁 분관을 운영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에 서울관을 개관한다. 또 청주시 옛 KT&G 연초제조창 건물을 396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항온항습시설 등을 갖춘 국립미술품수장ㆍ보존센터(연면적 19,800㎡ㆍ5,990평)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4개관의 역할분담에 대해 정 관장은 "서울관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속도감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다양성을 증진하는 종합미술관이자 열린 미술관을 목표로 운영할 것"이라며 "접근성과 외국인ㆍ젊은층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연간 200만명의 관객을 예상한다. 오는 10월께 프리오픈(사전개막)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천관은 '공원 속 미술관'을 콘셉트로 전시와 함께 교육ㆍ소장을 기본으로 한 평생연구교육기관으로, 덕수궁미술관은 4월까지 복원 리노베이션(renovationㆍ개보수)을 거쳐 근대미술 전문관으로 거듭난다. 국립미술품수장ㆍ보존센터에는 1만8,000여점의 작품을 보관할 예정이다.

정 관장은 미술관의 법인화 전환에 대비,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마케팅 강화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법인화는 국가적 추진과제인 만큼 언젠가는 시행될 것"이라며 "국가 지원을 받아오다 점진적으로 재정자립을 이룬 영국 테이트미술관을 롤모델로 삼아 재정적 자율성 확보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미술관 후원회를 곧 발족하고 작품 기증 독려를 위한 세제 혜택 요청, 미술은행사업 강화, 창작 스튜디오 전문화, 미술 한류 마케팅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천에 있는 국립미술관 본관을 서울관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 여론을 수렴한 결과 80%가 이전을 원했다"면서 "효율성ㆍ사무공간 등을 검토한 뒤 문화체육관광부ㆍ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관장은 스타급 큐레이터의 부재를 지적하며 "미술사 또는 미술이론에 대한 지식에 근거해 주어진 미술품으로 재미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게 큐레이터의 역할인데 국내에 미술사 전공이 들어온 게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이제 학문을 현장에 적용할 시점이다. 한국에서 아직 베니스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을 배출한 적이 없는데 국립미술관이 스타급 큐레이터를 배출하는 산실이 되도록 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정 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미술사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미술관장을 지냈다.

조상인기자 ccsi@sed.co.kr입력시간 : 2012.02.21 17:14:31수정시간 : 2012.02.21 17:14:31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