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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집을 며칠씩 나눠 쓰는 ‘타임셰어’ 시대 열린다

피데스개발 ‘내년 주거 7대 트렌드’

한 집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김 과장이 쓰고 주말과 휴일에는 친구인 박 부장이 사용하고….

 머지않아 이처럼 집을 시간에 따라 나눠 쓰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될 것 같다. 집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다.

 피데스개발은 8일 내년 주택시장의 새로운 경향으로 예상되는 ‘2012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한국갤럽에 의뢰해 주택 소유자 1019명을 대상으로 한 ‘주거공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조사를 토대로 분양마케팅 전문가 8명과 협의를 거쳐 정한 트렌드들이다.

 7대 트렌드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집에도 ‘타임셰어’(Time Share·집을 공동 소유·임대한 뒤 함께 사용하는 것)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타임셰어는 연·월 단위인 기존 전·월세와 전혀 다르다. 집을 여럿이서 공동 매입·임대한 뒤 일상 용품만 가지고 다니면서 주·일 단위로 돌아가며 쓰는 것이다. 1인 가구, 관광객 등의 중·단기 주거 수요 증가와 주거공간의 여유 등에 따라서다.

 피데스개발 R&D센터 김희정 소장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이 같은 수요와 공급이 쉽게 연결돼 타임셰어가 가능하다”며 “휴가나 자녀교육 등 일정에 맞춰 집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했지만 집이 없어 부모와 동거하는 ‘신(新)캥거루족’의 증가도 예상된다. 독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지해 사는 ‘캥거루족’과는 다르다.

 아파트값·전셋값 상승으로 주거공간 확보가 어려워진 자녀가 부모에게 일정 비용을 내고 주거공간을 빌려 쓰는 것이다. 신캥거루족의 증가에 대비해 건설업체들도 세대 분리형 평면 개발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피데스개발은 예상했다.

 공장에서 찍어낸 자재로 조립하는 집 짓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용이 저렴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다국적 문화가 뒤섞인 샐러드볼(Salad Bowl·다문화주의) 타운 ▶잡일을 대신해주는 주택관리 버틀러(butler·집사) 서비스 ▶중소형과 중대형 주택이 나뉘는 주택 소비 양분화 ▶첨단 안전주택 등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중앙일보] 입력 2011.12.09 00:55 / 수정 2011.12.09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