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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환경

요코하마 부두 밀려든 한국 현대건축 물결

곽희수·김동진 등 작품 이미지·모형 전시
두번째 아시아전서 한-일 본격교류 다리

» 건축가 민성진씨가 이번 전시회에 소개한 ‘아난티 클럽 서울’.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대담하고 자유로운 조형미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형에 맞게 건물을 지중과 지상에 걸쳐 유기적으로 배치한 구성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에스케이엠(SKM) 제공  

“한국 건축가는 예전에 김수근씨 외엔 잘 몰랐는데, 이번 전시를 보니 정말 다양하네요.”
지난 2일 일본 요코하마 부두의 문화공간 ‘뱅크아트 1929’에서 ‘한국 현대건축 아시아전’이 막을 올렸다. 찾아온 일본 미술가 하마다는 “처음 한국 현대 건축의 경향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일본과 다른 한국 건축가들의 작품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국내 건축 3단체 중 하나인 새건축사협의회(회장 함인선)가 주최한 이번 요코하마 전시회는 국내 중진, 소장파의 대표급 건축가들의 주요작을 소개하는 기획전이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전시회에 이은 두번째 아시아 전시회다. 건축 선진국 일본에 최근 한국 건축가들의 작품 세계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첫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전시 주제는 ‘한국 현대건축의 새로운 지평’. 새건축사협의회가 위촉한 선정위원회에서 50대 이하 세대로서 주목받는 작업을 해온 건축가로 선정한 곽희수, 김동진, 김승회+강원필, 김찬중+홍택, 김헌, 문훈, 민규암, 민성진, 장윤규+신창훈, 유현준, 윤승현, 윤웅원, 임재용, 조정구, 최욱, 한형우씨가 참여했다.

기획은 한국 건축가 임재용씨와 일본 건축가인 소가베 마사시 가나가와대 교수가 함께 맡았다. 개막일 전시장에는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활동중인 현지 건축인들과 서부 간사이 지방에서 활발히 작업해온 건축가 그룹 ‘간사이6’ 등이 찾아와 한국 건축의 다양한 모습들에 관심을 보였다. 건축 전시의 특성상 슬라이드 이미지와 모형으로 작품을 배치했는데, 실제 작품을 어떤 모형 방식으로 보여주느냐도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였다.

건축가 문훈씨는 모형을 여행 가방 안에 집어넣어 가방을 양쪽으로 열면 작품 내부가 보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아 관심을 모았다.

김동진 홍익대 교수는 어린이용 프라모델 키트를 활용한 모델로 작업을 소개했고, 김찬중 경희대 교수는 레고처럼 조립되는 개념의 최신작을 선보였다. 또 조정구 건축가는 한옥 도서관과 서울 가회동 도시한옥 리노베이션 작업을 골목 맥락 속에서 보여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전시를 총괄기획한 임재용 건축가는 “아직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국 현대건축의 지금 흐름과 현주소를 아시아 나라들에 소개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는 주로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이지만 내년에는 두 나라 건축가들이 공통 주제를 정해 같이 작업한 기획 결과물을 공유하고 나누는 본격적인 교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21일까지 열린다.

요코하마/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등록 : 2011120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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