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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e북사업 관심, 왜?

교보문고와 KT, SK텔레콤에 이어 신세계도 전자책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자책에 주력하던 중소기업들이 휘청이는 가운데 자본력을 등에 업은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해 주목된다.

12일 신세계아이앤씨(대표 이상현)는 내년 초 사업 실행을 목표로 전자책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한국형 아마존'이 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지난달 전자책 플랫폼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사업자 선정을 완료했으며, 네오럭스 콘텐츠를 인수하는 등 사업 진행속도도 빠르다.

신세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전자책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 때문이다. 업계 추산 국내 출판관련 시장은 연 20조원이다. 무엇보다 출판이 영화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산업의 근원이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신세계아이앤씨 관계자는 "종이책을 포함, 출판관련 시장 규모는 문화 산업 중 가장 크다"며 "책이 모든 문화산업의 근원이 되는 만큼 킬러 콘텐츠 확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교보문고 등 일부 유통업체들의 전자책 판매가 늘어난 것도 기업들의 시장 진출 이유로 파악된다.

지난해 전자책이 하나의 트렌드로 등장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매출은 미미했다. 그러나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이 회사 전자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천배나 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보급되며 전자책 시장도 덩달아 성장한 것이다.

■기업 총수들, 전자책 관심 높아져

교보문고 등 일부 기업에서 수익을 내고는 있지만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럼에도 최소 수십억의 투자금을 들여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기업 총수들의 각별한 관심도 뒷받침 된 것으로 파악된다.

▲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신세계아이앤씨는 전자책 시장 진출을 밝히며 단기간 수익 창출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초기엔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집중 투자해 인지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투자는 그룹 총수가 육성의지를 갖는 사업에서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때문에 신세계아이앤씨의 전자책 시장 진출 역시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업계서는 "정용진 부사장이 신세계 그룹 사장단 회의서 전자책 사업 진행 여부를 물었고, 이후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총수의 관심이 전자책 투자를 불러온 사례는 교보문고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 역시 지난 2천년 대 초반부터 빠르게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지만 7년여의 시간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전자책에 투자한 것은 이 회사 오너인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의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오랫동안 적자였고, 때문에 고비도 많았다"며 "그러나 그룹 회장을 비롯한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라 말했다.

■'이마트' 같은 브랜드 전략, e북서도 통할까?

신세계는 통신사나 서점과는 달리 유통 전문 업체였던 만큼 전공을 살려 '유통'에 초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책이라는 정통성 측면에선 교보문고가, 이용자 확보 부문에선 통신사가 앞선 만큼 후발주자로서 독특한 색깔 구축이 관건이 됐다.

때문에 '이마트' 성공으로 확보된 유통 노하우를 전자책에서 활용한다는 전략을 앞세웠다. 대형유통점에서 신세계라는 이름을 지우고 '이마트'로 성공한 만큼, 전자책도 새로운 브랜드를 앞세우겠다고 신세계아이앤씨측은 밝혔다.

이태형 신세계아이앤씨 이북사업팀장은 "신세계가 그동안 유형 상품을 판매해 왔다면 이를 무형 상품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서로 연계하는 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아직까지 이를 본격화한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수급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것도 신세계 측 입장이다. 출판사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기존에 선보인 대기업들의 전자책 플랫폼과 비교해서도 모자라지 않은 수준의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오프라인서 선보인 유통의 역할을 디지털 콘텐츠에도 적용해 상품을 쉽게 접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태형 팀장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콘텐츠 수급에 노력할 것이며, 서비스 제공업자와 출판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모델 구축에 힘쓸 것"이라 말했다.

남혜현 기자 hyun@zdnet.co.kr 2011.08.12 / AM 11:20 | ZDNet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