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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젯셋룩 따라잡기

비키니에 와이드 팬츠 우아한 ‘해변의 여인’

젯셋족이란 말이 있다. 1960년대 전용 제트기를 타고 세계 여행을 다녔던 상류층을 묘사한 말이다. 젯셋족이 한가로운 휴양지에서 입던 옷 스타일을 젯셋룩이라고 한다. 요즘 젯셋룩을 말할 때는 리조트나 크루즈 여행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뜻한다. 올 여름 크루즈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우아한 젯셋족으로 거듭나보자.

제트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던 젯셋족

 젯셋족의 시초는 1950~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2년 5월 영국의 BOAC항공이 런던과 요하네스버그를 운항하는 세계 최초의 상용 제트기인 ‘하빌랜드 코멧’을 개설하면서 젯셋족도 생겨났다. 이 사치스러운 제트기를 타고 여행을 즐기던 사람들이 젯셋족의 시초다. 젯셋족은 단지 주말 파티를 즐기기 위해 파리나로마를 방문하기도 했던 상류층이 대부분이었다. 젯셋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묘사한 당시의 영화도 있다. 1960년도의 ‘라 돌체 비타’다. 로마 트레비 분수에 빠진 여주인공의 검은색실크 드레스 등 영화에 등장하는 옷차림은 당시 패션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196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젯셋룩을 선보이며 유명했던 디자이너로는 지방시와 에밀리오 푸치가 있다. 지방시는 젯셋족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재클린 케네디와 당시 사교계의 명사였던 글로리아 기네스가 즐겨입는 옷이었다. 에밀리오 푸치는 1950년대 카프리 섬에 부티크를 열어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러운 옷들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옷으론 칠부 길이의 크롭트 팬츠가 있다. 일명 카프리 팬츠로 불릴 만큼 젯셋 스타일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올 시즌 트렌드는 세련되고 간결한 젯셋 스타일

 젯셋룩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여행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 되면서부터다. 우리나라는 주5일제 정착으로, 패키지 관광보다 고급스럽고 여유 있는 여행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며 젯셋룩이 다시 트렌드에 떠올랐다.

 해마다 젯셋룩의 트렌드를 새로 제시하는 것은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의 크루즈 컬렉션이다. 이번 시즌 크루즈 컬렉션은 전반적으로 1970년대 젯셋 스타일에서 영향을 많이 받고있다. 메이크업도 하얀 피부톤보다 햇볕에 살짝 그을린 듯한 피부를 표현하는 브론즈 메이크업이 대세다.

 의상은 전체적으로 실용적이면서 세련되고 간결한 아이템들이 선보여졌다. 면 소재로된 캐주얼한 느낌의 트렌치코트와 재킷을, 여성스러운 드레스나 경쾌한 느낌의 짧은 반바지와 믹스 매치하는 스타일이 루이 비통과 크리스찬 디올, 마이클 코어스와 알렉산더 왕의 크루즈 컬렉션에서 많이 등장했다.

 젯셋룩을 입을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 여행이라는 테마와 어울리는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요소가 가미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게 입으려면 옷을 입었을 때 세련되게 떨어지는 실루엣이 중요하다. 보통 재단이 잘 된 옷들이 입었을 때 실루엣이 좋다. 이때 소재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입었을 때 편안한 것이 기본이지만, 데님처럼 너무 캐주얼해 보이는 소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비키니와 함께 입는 데이 젯셋룩

 휴가지 패션에서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은 수영복이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여행의 패션을 상징하는 젯셋룩에도 수영복은 중요한 패션 아이템이다. 화사한 색상이 눈에 띄는 비키니상의에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매치하면 해변에서 입는 젯셋룩이 완성된다. 이때 얼기설기 짜인 여름 카디건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자. 휴양지의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비키니 상의에 살짝 걸치면 멋스럽고 고급스러워 보인다.

 입은 옷이 심플하기 때문에 액세서리는 화려한 것을 시도해도 좋다. 형태가 두껍고 과감한 디자인의 목걸이나 팔찌, 귀고리 등으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키가 큰 편이라면 와이드 팬츠에 굽이 거의 없는 플랫 슈즈가 세련돼보이나 키가 보통이라면 굽이 높은 샌들을 신어준다. 키가 작거나 통통한 체형이라면 와이드 팬츠의 통이 너무 넓지 않은 것을 고른다. 바지의 폭이 넓을수록 뚱뚱해 보이기 쉽다.

섹시한 원피스로 멋을 낸 나이트 젯셋룩

 휴양지에서 입는 옷이라고 해서 모두 편안한 옷으로만 챙겨 가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고급 레스토랑이나 특별한 파티에 참석할 것을 대비해 잘 차려 입었다는 느낌이 드는 원피스를 별도로 준비하면 좋다. 등 부분이 과감하게 파인 모던한 디자인의 백리스 원피스하나면 파티나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무방하다. 등을 섹시하게 드러낸 백리스 원피스는 따로 다른 옷을 덧입지 않는 것이 좋다. 손에 드는 클러치 백을 매치해 세련됨을 강조한다.

 치마 길이가 긴 맥시 스커트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좋다. 하늘거리며 발목까지 내려오는 맥시 스커트는 집에서 입는 옷처럼 자칫 너무 편안해 보일 수 있으니 액세서리를 적절히 사용해 멋을 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좋다. 챙이 있는 모자와 원석이 장식된 목걸이와 팔찌, 렌즈가 큰 레트로풍의 선글라스를 매치한다.

[사진설명] 1.바닷가 근처에서 입기 좋은 젯셋 스타일. 치마처럼 우아하게 퍼지는 와이드 팬츠에 비키니 상의를 입었다.2.레스토랑이나 모임에 참석해도 좋을 우아한 젯셋룩. 등이 과감하게 파인 원피스가 세련됐다. 3. 발목까지 내려오는 맥시 드레스는 우아한 젯셋룩을 보여준다. 챙이있는 모자와 형태가 큰 목걸이로 멋을 냈다.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브랜드=모그·록시·다리인터내셔널·오즈세컨/모델=정지영(K플러스)
/헤어&메이크업=쏘렌씨/도움말=PFIN 퍼스트뷰코리아 트렌트팀 이현주 팀장>

[브랜드뉴스] 입력 2011.08.09 03:30  중앙일보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