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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Why] 몸빼가 아줌마용?… 20대가 찾는 최신 패션!

▲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어머,

이거 완전히 몸빼네. 아줌마용이에요?" "무슨 말씀! 20대 여성들 주문이 밀려 제품이 동날 정도예요."

복고풍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와 함께 '몸빼 패션'이 한층 노골화되고 있다. 몸빼를 응용한 스타일이 아니라 60~70년대 중년 여성들이 입었던 작업복 그대로다. 몸빼 패션과 같은 맥락에 있는 배기팬츠, 알라딘 팬츠와도 확연히 다르다. 고무줄 밴드에 펑퍼짐한 통바지, 레이온 소재의 팔랑팔랑한 천에 자잘한 프린트가 '촌스러운' 그야말로 몸빼다.

서울 소공동 지하상가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프리사이즈라 어느 체형이나 부담없이 입을 수 있지만, 특히 20대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중에는 대놓고 '몸빼(www.mombbe.co.kr)'를 간판으로 건 온라인 매장이 성업 중이다. '감각적이고 멋진 몸빼 스타일에 중독되다'가 이들의 홍보 문구. 시중 백화점에도 허리춤이 배 위로 올라오는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의 배바지, 배치마, 각진 어깨를 강조하는 재킷 등 촌티 패션을 표방한 매장들이 즐비하다.

아방가르드풍의 배기(baggy)도 아니고, 알라딘(aladdin)도 아닌 몸빼의 인기는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의 분석이 재미있다. "8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20대들은 몸빼의 원래 용도를 모릅니다. 자기 엄마들이 그걸 입고 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잖아요. 핵가족이니 할머니들 평상복을 보기도 힘들고요. 따라서 이 고무줄 통바지를 굉장히 이색적인 옷으로 받아들이죠. 전쟁통에 고생한 부모님들은 입에 대지도 않는 부대찌개를 우리 세대는 별미로 먹는 것처럼요."

또 하나는 실용이다. 가볍고 구김이 없고 통으로 된 디자인이니 활동하기에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트레이닝복 패션, 몸빼 패션 등 10~20대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드레스 다운(dress down)'현상이죠. 그들의 패션 개념에 잘 차려입는 정장 차림은 아예 없습니다. 어떤 공식 없이 최대한 촌스럽게, 밸런스 없이 입는 것이 쿨(cool)하다고 생각합니다."

패션디자이너 박승건(푸시버튼)은 몸빼 패션을 이른바 '명품' '럭셔리'라고 불리는 고급 패션에 대한 반동으로 해석한다. "명품이란 옷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공장에서 찍어내듯 획일적인 측면이 많지 않습니까. 공효진으로 대표되는 개성파 패션 리더들, 희소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 덕분에 빈티지, 복고의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에요. 전위적이고 멋스러우니까요."

단, 몸빼 스타일 바지를 입을 땐 상의는 면티셔츠처럼 단순하고 얌전한 디자인을 선택해야 한다. 마른 체형의 여성들이 유리하다는 점도 잊지 말것!

김윤덕 기자 sion@chosun.com

기사입력 : 2011.05.28 03:03 / 수정 : 2011.05.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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