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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돈 벌고 스펙 쌓고’ 공모전 달인 되는 법

2000년대 초중반, 한바탕 토익 열풍이 휩쓸고 간 대학가에는 800~900점대의 토익 고득점자가 넘쳐났다. 토익의 변별력이 낮아지자 이제 기업에서는 영어 스피킹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학점도 마찬가지. ‘학점 인플레’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한양대의 경우 A학점 졸업자가 2000년 9.27%에서 2009년에는 27.9%로 3배나 증가했다. 경희대는 전체의 51%가 A학점 졸업자다. ‘높은 학점=훌륭한 인재’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야흐로 ‘스펙 상향 평준화’ 시대다. 더 이상 높은 토익 점수와 A로 장식된 성적표가 취업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다른 구직자보다 돋보일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때다. 가장 강력한 대안이 바로 ‘공모전’이다.


공모전은 ‘취업문 여는 열쇠’ 중 하나다. 공모전 수상은 스스로 기획하고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경력이기 때문이다. 실무 능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스펙인 인턴십 경험이 ‘업무와 크게 관련이 없는 잡일’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공모전 수상이 보다 매력적인 경력이라는 점을 쉽게 납득할 수 있다.

공모전의 장점은 이뿐이 아니다. 두둑한 상금은 나날이 오르는 등록금과 생활비 압박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에게 금전적 안정을 가져다준다. 어느 공모전의 1위 상금은 최고 1000만 원에 다다르고 ‘자동차’를 상금 대신 수여하는 공모전도 있다.

상금뿐이랴. 해외여행 또는 해외연수 특전을 내건 공모전도 있다. 롯데면세점 공모전은 아이비리그 소속 대학으로 단기 연수를 보내줬고, LG글로벌 챌린저는 예선 통과 팀에게 해외 탐방 기회를 주기도 했다. 한두 푼 아르바이트 급여를 모아 여행을 가는 것도 물론 보람 있는 일이지만 공모전을 활용한다면 해외 경험과 경력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취업 시 가산점을 주는 공모전도 많다. ‘신한금융투자 금융아이디어 공모전’은 입상자 전원에게 입사 지원 시 특전을 주고 있는데, 특히 우수상과 장려상 수상자는 서류 전형이 면제되고 대상 수상자는 실무진 면접 과정까지 생략된다. 오는 4월 22일까지 진행되는 ‘동부화재 보험상품 개발 아이디어 공모전’도 입상자에게 가산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지식’과 ‘경험’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공모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논문 공모전의 경우 논문 작성 과정에서 해당 분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주최 기업의 시장 전략이 주제가 되는 마케팅 공모전에 참가하면 그 기업뿐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산업 전체의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다.

또 공모전 자체가 ‘숨어 있는 문제를 찾아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팀으로 참여하는 공모전의 경우 서로 호흡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팀워크’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글 양충모 기자 gaddjun@hankyung.com·@herejun(Twitter)
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

입력일시 : 2011-04-21 17:25
한국경제매거진 | News & Topic 제 12호 (2011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