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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rend/패션

디지털을 입은 패션, 새로운 블루오션 산업으로 뜬다

[창간 기획]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 '패션+IT' 아이패션 시대
3D·디지털 피팅·모바일통신 이용 소비자가 가상 매장서 옷 고르고
맞춤 주문으로 '재고 없는 세상' 가능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큰 도움

미래에는 패션에 IT를 접목한 '아이패션(I-Fashion)' 시대가 열린다. 의류매장에 들어서면 컴퓨터로 자신의 아바타를 불러내 소재·디자인은 물론 브랜드 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옷을 맞춤 주문할 수 있다. 
 
2050년, 옷을 구입하기 위해 의류 매장을 찾은 이지현(28ㆍ가명)씨. 매장에 들어선 그녀, 가장 먼저자신의 핸드폰에 장착되어 있는 스마트카드를 제시하고 입력한다. 그러자 매장은 3D 매장으로 변한다. 그녀의 3차원 아바타와 체형정보를 불러내 그녀의 사이즈, 그녀가 선호하는 디자인, 그 동안 구매했던 이력 등 상세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그녀가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자 옷의 가격과 색상, 크기 같은 제품 정보가 매장 안에 설치된 모니터에 나타난다. 옷을 직접 입어볼 필요도 없다. 선택한 옷에 부착된 컴퓨터 칩을 이용해 그 옷을 착용한 그녀의 모습이 가상 거울에 나타난다. 고른 옷이 자신과 얼마나 잘 맞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원한다면 IT기술을 이용해 다른 옷도 코디네이션해 추천해 준다. 이른바 패션에 아이티 기술을 접목한 '아이(I)패션, 디지털 클로딩'(Digital Clothing)이다.

패션과 IT기술이 결합된 '아이패션(I-Fashion)'의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아이패션의 아이(I)는 IT기술도 의미하지만 그보다 먼저 유비쿼터스 환경 속에서의 '나(소비자)'를 의미한다. 즉 과거 공급자 위주의 패션산업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패션산업의 축이 변하는 것이다. 예로 든 것처럼 3차원 기술,디지털 피팅, 모바일 통신 등 다양한 IT기술이 활용된 패션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아이패션은 비단 소비자 뿐 아니라 공급자 입장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바로 패션업계의 골칫덩어리였던 '재고'가 없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패션업체들은 시즌 트렌드를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수요를 예상해 생산했다. 때문에 지난해 같은 불황이나 올해 처럼 오락가락한 날씨가 이어질 경우 패션업체들은 속수무책으로 '생산=재고'가 되는 높은 리스크를 감당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패션'이 상용화되면 기존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를 넘어 '맞춤주문형 시대'가 열리게 돼 재고 없는 세상이 가능해 진다. 예시로 든 것처럼 아이패션 시대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옷 뿐 아니라, 원하는 소재, 디자인은 물론 세세하게는 로고의 위치까지 정해 최종 주문하게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IT기술을 타고 전자 주문서 및 작업지시서를 통해 공장으로 전달되고 불과 몇 일 안에 배송이 완료된다. 미리 생산해 놓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다.

이런 일들이 머나먼 일은 아니다. 이미 3차원 스캐너 신체지수 측정기술을 이용한 맞춤 의류제품들이 속속 등장,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는 바디스캐너를 이용해 개인 맞춤주문형 신사복이 나왔다. 청바지브랜드 리바이스도 고객들에게 옷을 입은 채로 스캔가능한 '인텔리피트(Intellifit)스캐너'를 이용해 다양한 청바지 호수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아이패션'이 시행되고 있다. FnC 코오롱의 '엘로드(Elord)'는 2007년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아이패션 디지털 매장'을 설치해 1주일간 시연한바 있다. 제일모직의 '후부(FUBU)'는 약 3개월간 명동과 코엑스 직영매장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적용한 바 있다. 온라인 몰에서는 박창규 건국대학교 섬유공학과 교수가 '아이패션 쇼핑몰(www.iFashionMall.co.kr)'을 열고 시범운영하고 있다. 이미 16개 업체가 입점돼 있다.

국내 '아이패션'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교수는 "국내 패션의 글로벌화가 화두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한 국내 패션 상황상 글로벌화는 머나먼 얘기"라며 "우리나라의 최강점인 아이티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패션을 선점한다면 패션산업을 키우는 새로운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abc@sed.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경제 | 입력시간 : 2010/07/29 16:40:20